(단독)"3100억 허공에"…KT, 르완다 법인 전액 손상처리
르완다 정부 정책 변경에 LTE 독점권 취소…KTRN 사업 기반 붕괴
망 구축 이후에도 적자 지속…10년 누적 손실 3113억원
사업성 악화되며 투자금 전액 손상 처리 결정
2026-03-06 19:08:42 2026-03-06 19:08:4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글로벌 영토 확장을 목표로 KT가 추진했던 르완다 사업이 수천억원대 손실을 남긴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르완다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독점 LTE 사업권이 취소되면서 사업 기반이 사실상 무너진 영향입니다. 10여년간 누적 손실이 3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업성이 악화됐고, KT는 사업 진행 상황을 반영해 투자자산을 장부에서 전액 손상 처리했습니다.
 
6일 KT(030200)에 따르면 회사는 르완다 합작법인 KTRN(KT Rwanda Networks)에 대한 투자금을 전액 손상 처리했습니다. 2013년 KT 51%, 르완다 정부 49% 지분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10여년간 누적 순손실 31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KT가 르완다 사업에 투입한 자금 규모도 적지 않습니다. 장부상 KTRN 지분의 최초 취득금액은 50억원 수준이지만, LTE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장비와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대대적으로 반영되며 약 15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KT는 사업 진행 상황을 반영해 해당 투자자산의 가치를 장부에서 전액 손상 처리했습니다. 회계적으로 투자 자산의 가치를 사실상 '0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10여년간 투입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KTRN은 설립 당시 르완다 정부로부터 2038년까지 25년간 LTE 도매 사업권을 부여받으며 출범했습니다. 망 독점 사업권을 기반으로 전국 LTE 인프라를 구축하고, 현지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망을 임대하는 도매 사업 모델입니다.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추진된 사업으로, 르완다를 아프리카 정보통신기술(ICT)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르완다에서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위, 베냉, 세네갈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 확대를 모색하겠다는 구상도 내놨습니다. 
 
KT가 구축한 르완다 LTE 커버리지맵. (사진=KTRN 홈페이지)  
 
하지만 르완다 정부가 2022년 10월 LTE 도매망 독점 체제를 폐지하는 방향의 통신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업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23년 7월 르완다 규제 당국은 시장 경쟁 체제 구축을 이유로 KTRN의 LTE 독점 사업권을 취소했습니다. KT는 사업권 취소가 주주 간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현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주주 간 계약에 포함된 풋옵션 조항을 근거로 르완다 정부에 지분 매각 협의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르완다 LTE 서비스는 2014년 11월 수도 키갈리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고, 2018년 5월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습니다. 네트워크 구축에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면서 KTRN은 설립 초기부터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실제로 KTRN의 순손실은 2014년 189억8400만원, 2015년 287억2100만원, 2016년 314억5500만원, 2018년 292억3800만원 등을 기록했습니다. 이후에도 현지 사업자들과 망도매대가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줄곧 적자를 이어갔고, 독점 사업권까지 취소되면서 2023년에는 손실규모가 500억원대로 불어났습니다. 최근 회계연도인 2024년 손실분까지 반영하면 사업을 시작한 이후 누적 순손실은 3323억원으로 확대됩니다. 
 
김영섭 KT CEO가 2024년 3월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르완다 법인 손실 문제는 김영섭 현 최고경영자(CEO)가 주요 관리 대상으로 살핀 부분 중 하나입니다. CEO 취임 후 주주와 처음 만난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르완다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사업 규모를 줄여 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며 "향후 사업 철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르완다 정부와의 협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사업 정리 과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KT는 향후 투자 비용 회수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향후 추가적인 실적 부진 등이 발생할 경우 재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