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첫날인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모범 상생' 사례를 부각했습니다. 특히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성과금을 지급한 한화오션을 콕 집어 "감사드린다"고 치켜세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화오션 같은 상생, 경제 전반으로"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독려하기 위해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 간담회를 주재하고, 정부의 성장 전략인 '모두의 성장'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코스피 5000을 돌파하는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지만 중소기업이나 지방, 청년 등에겐 여전히 다른 세상 얘기처럼 들릴 수 있다"며 "회복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고 있는지 돌아보고,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을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K자형 성장의 문제를 지적하며 "공정한 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창의와 혁신이 작동하는 지속 성장 발전이 가능한 사회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짚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도 산업 생태계가 망가지면 어려워진다"며 "착취형 수직 구조에서 상생형 수평 구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공존하고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생협력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건 더 멀리 더 오래 더 높이 날기 위한 영리한 생존 전략"이라고 짚었습니다.
또 "요즘은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하지 않으면 투자받기 어려운 상황이 돼간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화오션의 상생협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모범 사례로 앞세웠습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에 대한 가압류 문제 등을 잘 해결해 줬고, 최근에는 연간 890억원 정도를 출연해 하청업체 노동자도 원소속 근로자와 동일하게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한다"며 "언론에서 보도를 보고 전화라도 드릴까 하다 못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소기업 임금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매우 모범적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는 한화오션 사례 같은 상생의 문화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협력사 숙련 근로자를 대상으로 학자금 지원 등 복지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협력사인 대원산업 등은 숙련 노동자의 고용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공급망 차원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화오션은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도 취하하기로 하며 노란봉투법 추진의 배경에서 모범 사례로 거듭났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사,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
이번 간담회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는 시점에 열렸습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했습니다.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로 위축된 노조의 활동을 보장하면서 노동자의 교섭권은 강화되는 건데, 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노사 갈등이 잦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노동쟁의 범위가 일부 확대된 영향입니다.
이에 정부는 시행 초기 혼선 최소화를 위한 '집중 점검 기간'을 운영하며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는데요. 이 대통령의 이날 간담회 역시 '모범 사례' 발굴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구조 및 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입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를 통해서도 "마침 오늘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는 첫날이다.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일에 노란봉투법이 시행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해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이날 10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모범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홍성산업은 스마트공장을 통한 상생 사례인데요.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조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하고 공정 혁신과 자동화, 판로 개척 등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습니다. 홍성산업은 삼성전자의 지원을 통해 생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했고 공정 개선과 자동화로 재고 비용 절감 및 납기 단축 등 생산성 향상을 거뒀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풍강은 공급망 ESG 상생협력의 사례입니다. 현대자동차는 탄소 저감 설비 도입·ESG 교육·컨설팅 교육 지원으로 협력사의 친환경 경영 전환을 도왔습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화오션, 삼성전자, SK수펙스추구협의회, 현대자동차, LG전자, 네이버 등 10개 대기업과 이들이 협력하는 10개 중소기업이 참석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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