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파노라마)보완수사권 폐지 원칙 ‘확고’, 디테일은 ‘안갯속’…검찰개혁추진단 고심
추진단 5월 중순 '형소법 개정안' 초안 마련해 검토 작업 개시
정부 관계자 "보완수사권 폐지 전제로 하지만 예외 상황 고민"
보완수사권은 법조계도 이견…막판까지 존치 여부 고심 계속
2026-05-07 16:39:24 2026-05-07 16:39:24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검찰의 직접 수사권 존치 여부를 두고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추진단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방향을 원칙으로 삼고 형사사법체계를 재설계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당장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형사절차 지연 등 부작용을 우려,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과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대안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7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추진단은 6월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목표로 초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우선 추진단 내 실무진이 이달 중순까지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작성하고, 추진단 내부 및 관계기관 검토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입니다. 추진단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칙으로 세웠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에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함에 따라 관련 방안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윤창렬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이 지난 1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 입법예고안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관계부처 합동)
 
이 대통령도 '예외 허용'…보완수사권 존치 가능성도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사가)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은 상황에 (사건이) 송치됐는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사건이 경찰과 검찰을 오가다 남은 시효가 끝나 버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주 예외적인 경우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에 보완수사권 정도는 갖게 해주는 게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최근 김민석 총리는 추진단에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걸로 방향을 잡고, 보완수사 요구권 부여 여부를 논의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추진단은 김 총리의 주문 역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칙으로 하되, 발생할 문제와 부작용 등을 고려해 제도를 설계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와 맥락이 같은 걸로 보고 있습니다. 
 
추진단 논의 상황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추진단은 보완수사 폐지를 전제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면서도 "그 와중에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제한적으로,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는지 살펴보라고 한만큼 관련한 것도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직원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문가들도 '사법적 비상상황' 대응책 두고 의견 팽팽
 
결국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허용할지, 허용한다면 어디까지 허용할지로 모아집니다.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분분합니다. 형소법 개정안 마련을 앞두고 추진단이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개최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먼저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법적 비상상황'이 존재한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이는 예외적 보완수사 허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반면 검찰과 경찰(1차 수사기관)의 협력체계를 정교하게, 잘 설계한다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만 보장해도 형사사법시스템 운영엔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지난 3월27일 추진단 개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최호진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사법적 비상상황을 △공소시효 임박 △사이버범죄나 기술유출 사건에서 디지털 증거 휘발 우려 △수사기관의 반복적 불이행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술·경제 범죄 △증대한 인권 침해 및 위법 수사 정황 포착 등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직접 보완수사 개시 결정서' 의무화 등 절차적 통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론 측에선 검사의 보완수사 없이, '보완수사 요구권' 제도를 정교하게 다듬어 검·경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6일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추진단 주최 토론회에서 "지금도 보완수사 요구권이 행사되고 있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선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자질구레한 요구사항을 받는 사례가 있었다"며 "보완수사 요구를 서면으로 표준화하고, 정밀하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거버넌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검찰개혁 자문을 담당하는 자문위원회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자문위 관계자는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여러 문제가 있어,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 대책과 관련해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만으로 부작용을 막기 어렵다는 겁니다.
 
결국 추진단은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두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예고 막판까지 고심, 최적의 절충점을 찾는 데 주력할 걸로 보입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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