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하반기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습니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에 따른 가계와 소상공인, 기업 부담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정부는 일단 물가 관리 차원에서 공공요금 인상 옥죄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최근 국제 연료가격 하락으로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적자와 미반영 원가 부담을 고려해 현행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하반기 이후 고유가·고환율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공공요금 등 가격 인상 압박은 점차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전, 현행 유지…"재무 부담과 미조정액 고려"
한국전력은 22일 2026년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을 공개하며 7~9월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수준인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 연료비 조정요금은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의 변동을 반영하는 요소로, 연료비 조정단가가 기준이 됩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며, 한전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국제 연료비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치인 +5원을 적용해 왔습니다.
이번 3~5월 연료비만으로 산정한 조정단가는 국제 연료가격 하락에 따라 kWh당 -3.4원으로 산정됐으나, 현행 체계를 유지한다는 게 한전의 입장입니다. 한전은 "한전의 재무 상황과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2분기와 동일하게 kWh당 +5원을 계속 적용할 것을 정부로부터 통보받았다"며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통보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다른 요금 항목에 대한 조정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3분기 전기요금은 최종적으로 동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가정용 전기요금은 13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은 7분기 연속 유지됩니다.
요금 억제에도 거세지는 물가 압력…한전 수익성 악화도 숙제
이번 결정으로 일단 가계와 산업계는 여름철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특히 3분기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집중되면서 연중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인데,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와 기업 생산비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8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상 압력을 받는 지방 공공요금 등을 비롯해 "하반기에는 최대한 동결 기조하에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물가 관리 차원에서 일단 공공요금 인상을 누른다 하더라도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은 피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통상 유가 충격 발생 후 약 6개월 후부터 서비스, 공업제품 등 가격을 밀어 올리는 간접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요금의 경우도 최근 연료비 하락으로 인하 요인이 있더라도 국제유가와 LNG 가격, 계통한계가격, 환율 등에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인상 압박은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불어 한전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효과와 연료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13조5000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약 20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에 따른 막대한 이자도 부담하고 있습니다. 물가 관리라는 정책 목표 속에서 재무건전성 관리라는 숙제도 안고 있는 것입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부담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물가 압력이 상당히 크고 향후 물가 불확실성도 높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에서 동결된 가운데, 22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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