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정청래 전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 불참했다는 발언을 정정하면서 한발 물러섰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장을 확장하면서 '적통 논쟁'을 키웠습니다. 정 전 대표는 소모적 논쟁이라고 대응했고 친청(친정청래)계 의원들은 정 전 대표 비호에 나섰습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송영길 의원이 지난 3월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 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미 FTA 찬반으로 번진 조문 공방
송 의원은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정 전 대표가 여전히 노무현 적통과 거리가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누가 노 전 대통령 죽음 앞에 적통이라고 자기를 내세울 수 있겠나"며 "우리 모두 죄인된 심정으로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던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송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100%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박했고, 오후에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명예를 위해서 제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맞불을 놨습니다.
그러자 송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 했다는 말을 했다"며 "발언을 정정하겠다.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초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멀어진 후보가 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적통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발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 전 대표 항의와 송 의원 사과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논쟁은 또 다른 줄기로 뻗어나갔습니다. 송 의원이 한·미 FTA 추진 당시 반대편에 섰던 정 전 대표 입장을 거론하며 자신과의 차이점을 드러낸 겁니다.
송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정 전 대표가 있었다"고 했고, 봉하마을에선 "저는 노 전 대통령의 취지에 100% 동감해 이를 뒷받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은 송 의원 언행을 '파묘'라고 규정하면서 정 전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최 의원은 송 의원을 향해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러한 편파적 파묘 안 하면 안 되느냐"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시민사회와 민주당 많은 의원들이 (한·미 FTA에) 반대했다"며 "본인이 찬성한 거 자랑하고 싶은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소모적 적통 논쟁…적대와 편 가르기"
정 전 대표는 한·미 FTA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적통 논쟁에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소모적인 적통 논쟁하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 없다"며 "그럴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며 "제 입으로 마리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했던 표현은 '노무현 키즈'였습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 말미 추가 발언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노무현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을 떴고 노무현의 정치개혁, 지역경선제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며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친청계 인사인 한민수 의원은 즉각 정 전 대표 비호에 나섰습니다. 한민수 의원은 "깔끔하게 사과만 하면 되지 정 전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끌어들여 또 다른 논쟁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송 의원을 직격했습니다.
이어 "누가 적통이라는 표현을 썼느냐"며 "김대중의 역사, 노무현의 역사,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활짝 꽃피우자는 (정 전 대표) 말을 어떻게 '누가 적통이다'라는 주장으로 연결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
한 의원은 또 "전당대회의 시작을 퇴행적 모습으로 만들지 말라"며 "우리 안에 적대와 편 가르기가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오직 민주개혁 진영의 지상 과제인 이재명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일에 함께해 주시기를 정중하게 권유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봉하=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