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민주당 당권주자들에게 ‘3S 대혁신’을 제안한다
2026-07-15 06:00:00 2026-07-15 06:00:00
민주당 당권 경쟁의 막이 올랐다. 임기 4년을 남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집권 여당 사령탑이자, 2년 뒤 총선 공천을 책임질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인 만큼 국민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시작부터 우려가 앞선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정 전 대표의 지난 1년을 ‘자기 정치의 폐해’라고 비판했고, 정 전 대표는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과거 ‘당대표 로망’ 발언이 ‘자기 정치의 전형’이라고 맞받아쳤다. 유력 후보 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여기에 지지자들까지 가세해 험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더 아쉬운 점은 당대표가 되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비전이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AI 대전환과 21세기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저출생과 지역소멸, 연금개혁 같은 구조적 과제를 어떤 해법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적통 논쟁, 과거 행적 검증,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수사만 재생산되고 있다.
 
여당의 전당대회는 정체성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여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는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김대중정부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 비전을 수립했다면, 노무현정부는 시민 참여와 민주주의의 성숙을 정치 비전으로 제시했다. 문재인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제 실험을 시도했고, 성과와 한계 모두를 남겼다. 이제 이재명정부는 AI 대전환과 첨단산업 육성을 원대한 ‘국가 대도약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역시 이러한 국가 전략들을 어떻게 계승·발전, 성공시킬 것인지 실천 가능한 청사진을 경쟁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은 세대별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 이탈하는 청년 세대와 여전히 냉담한 노년층, 그리고 중장년의 지속 가능한 지지를 위한 종합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위한 '3S 대혁신' 전략을 제안해 본다. 
 
먼저, ‘스타일(Style) 혁신’이다. 2030 세대는 민주당을 여전히 낡은 운동권 문화와 진영 논리에 갇힌 정당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구호가 아니라 더 세련된 정치다. 디지털에 익숙한 소통, 실력 중심의 인재 등용, 공정한 경쟁,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AI와 플랫폼 경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 문법으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청년들의 마음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는 ‘성공(Success) 혁신’이다. 대한민국 4050 세대는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이지만, 가장 큰 부담도 함께 짊어지고 있다. 자녀 교육과 주거, 노부모 부양, 은퇴 준비를 동시에 감당하는 세대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AI 산업과 반도체, 바이오, 문화 콘텐츠 등 미래산업에서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직업 재교육과 평생학습 체계를 강화하며, 창업과 재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노력하면 성장하고 도전하면 기회가 생기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성공 혁신의 핵심이다. 이는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중도 실용의 길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민석(왼쪽부터) 전 국무총리,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 (사진=뉴시스)
 
마지막으로 ‘안정(Stable) 혁신’이다. 6070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정이다.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정년 연장과 계속 고용 제도를 현실화하며, 지역사회 돌봄과 의료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되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이다. 안정된 노후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사회계약이기도 하다.
 
‘3S 대혁신’은 당대표 후보자들이 고민해 봤으면 하는 필자의 전략 담론 제안이자 아이디어일 뿐이다. 이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집권 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적어도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놓고 치열한 비전과 전략 경쟁이 펼쳐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국민의 힘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과제다. 국민은 정치권의 과거 싸움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전략과 국민의 행복을 놓고 경쟁하는 정치가 지금 가장 절실하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런 정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장훈 GR KOREA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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