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시가 대규모 불법 성토 사건을 추적할 합동조사반을 꾸립니다. 단순 농지 훼손을 넘어 불법 유통망 추적 국면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울산시는 폐기물을 합법적 절차(소각이나 매립)로 처리하지 않거나, 조직적 유통경로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재활용업체부터 집중 조사할 방침입니다.
2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이달 안에 환경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2명과 시청·울주군 환경부서 공무원 등 4~5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을 꾸릴 예정입니다. 합동조사반은 불법 성토지에 반입된 폐기물과 오염토가 어디에서 발생해 어떤 경로로 운반됐는지를 역추적할 계획입니다.
1차 조사 대상은 폐기물 중간재활용업체입니다. 사업장 폐기물은 수집·운반업체를 거쳐 중간재활용업체에서 선별·파쇄 과정을 거칩니다. 재활용할 수 없는 잔재물은 최종적으로 소각하거나 매립됩니다. 하지만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폐기물을 성토재로 둔갑시켜 외부로 반출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실제로 인천경찰청은 지난 2021년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합성수지 등을 분쇄한 뒤 수도권 농지와 국유지에 17만톤이나 불법 매립한 재활용업체 대표 등 30명을 적발한 바 있습니다. 그해 경기도 특사경도 연천군 농지 5곳에 사업장 폐기물인 무기성오니 1만3271톤을 불법 매립한 사건을 밝혀냈습니다.
중간재활용업체는 얼마든지 불법 폐기물 유통 통로로 활용될 수 있는 구조인 겁니다. 재활용업체의 불법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면 브로커를 중심으로 한 불법 산업폐기물 생태계의 전반의 조직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시청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 전체 단계에서 오염물질 배출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재활용업체가 최종처리 직전 단계에 있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20일 김상욱 울산시장과 시민단체가 임시로 방수포 작업이 된 울주군 내와리 불법폐기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합동조사반은 토사의 이동 경로도 추적할 예정입니다. 불법 성토지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추적 대상을 최소 부울경(부산·울산·경남)까지 넓혀서 봐야한다는 겁니다.
이번 합동조사반의 최종 임무는 폐기물 반출처 확인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불법 성토지는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1331 외 6필지 1만3724㎡를 포함해 총 4곳입니다. 내와리 6필지의 불법성토 면적만 1만3724㎡에 달하는데, 원상복구 비용은 약 114억원으로 추산됩니다.
현행법상 원상회복 의무는 우선 토지 소유자나 성토 행위자에게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농 목적으로 성토를 맡긴 토지 소유자가 수백억원대의 비용을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폐기물을 발생시킨 사업장과 이를 부적정하게 처리하거나 운반한 업체, 성토를 알선한 브로커 등 실질적인 원인 행위자를 찾아야 합니다.
행정대집행이 이뤄지더라도 책임 주체가 특정돼야 관련 법령에 따라 대집행 비용을 징수하거나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출처를 찾지 못하면 막대한 복구비용을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부담한 뒤 이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농지에서 불법 성토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울주군은 조사를 통해 폐콘크리트와 폐아스콘 등 건설폐기물이 확인됐고, 토양 정밀조사에선 구리와 납, 아연 등 중금속이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20일 내와리 현장을 찾아 원상복구와 폐기물 반출처 규명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