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표적 증세에도 반발…속내는 '총선 표심'
세제개편안, 40억원 이상 초고가주택 '겨냥'
야 '증세 프레임'에…여, 한강벨트 놓고 '벌벌'
2026-08-04 17:35:26 2026-08-04 17:52:35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정부가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표적 증세'에 나섰지만, 여야와 시민단체 모두 반발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세금 폭탄'을, 시민단체는 '부자 감세'를 각각 문제 삼았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한강벨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민심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여야 모두 표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강벨트 20억~30억 주택, 세 부담 상대적↓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전날 발표한 2026년도 세제개편안에 대해 첫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한 원내대표는 이번 개편안은 전략산업 국내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서민·청년·지역에 필요한 혜택을 두껍게 하고 실효성 낮거나 일부 과도 집중 특례는 합리적 조정하는 조세 정상화"라고 언급했습니다.
 
민주당은 다음 주부터 세제개편안 심의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국민 수용성 △제도 예측 가능성 △서민·중산층·청년·지역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과세 쳬계에서 과세표준 6억원 이하 구간은 현행 세율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6억~12억원 구간의 세율은 1.0%에서 1.3%로 오릅니다. 과표 12억원~25억원 구간은 현행 1.3%에서 △2027년 1.5% △2028년 2.0%로 조정됩니다. 과표 25억~50억원은 현행 1.5%에서 △2027년 2.0% △2028년 3.0%로 높아집니다.
 
과표 50억~94억원은 현행 2.0%에서 △2027년 2.7% △2028년 4.0%로 세율이 높아집니다. 과표 94억원 초과 구간은 현행 2.7%에서 △2027년 3.5% △2028년 5.0%까지 올라갑니다.
 
사실상 상위 0.3% 안에 드는 시가 약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겨냥한 조치입니다. 거주용 1주택을 기준으로 세율이 본격적으로 인상되는 과표 12억원은 시가 약 44억5000만원 수준입니다. 반면 시가 약 20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시가 30억원 이상 실거주 1주택자는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핀셋 증세'에도 여야와 시민단체 모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증세'를 저격하고 나섰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주인을 겨냥한 세금 폭탄을 세입자가 고스란히 맞게 된 것"이라며 "세금이 아니라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공급 확대로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세제 개편안 철회와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질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야당이 증세를 걸고넘어지자,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의원들도 세제개편안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마포·용산·성동 등 20억~30억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한강벨트 지역은 사실상 이번 세제개편안의 수혜 지역으로 꼽힙니다. 고가 주택까지 비과세 혜택이 넓어지자 시민단체에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시가 20억원 고가 주택까지 종부세 부담을 없앤 것은 문제”라며 “주택 보유 가구의 약 74%가 1주택을 보유한 현실에서 고가 주택까지 비과세하는 것은 실수요자 보호를 넘어선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실상 '부자 감세'라는 주장입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이 6일 정부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한 간담회를 예고했다. (사진=뉴시스)
 
"근로소득 절반 세금, 부동산은 몇 억뿐"
 
그럼에도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6일 세제개편안의 적정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속내에는 오는 2028년 총선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습니다. 고가 주택이 자리 잡은 한강벨트 지역은 한강 변 정비사업, 역세권 개발, 노후주거지 재개발·재건축, 교통망 확충 등 부동산 정책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실제로 그간 한강벨트 표심은 부동산 정책에 따라 크게 흔들렸습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선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강남 3구와 한강벨트에서 크게 앞서며 전체 득표에서 승리했습니다. 당시 오 시장의 승리 요인 중 하나로 '2031년까지 31만호 주택 공급' 중 27만호의 한강벨트 집중이 꼽힌 바 있습니다.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선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반사이익을 얻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한강벨트 7곳을 모두 석권했습니다. 반면 3년 뒤인 지난해 대선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을 제외한 6개 지역에서 승기를 잡기도 했습니다.
 
여야의 반발에도 정부는 조세 제도 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꾸준히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근로소득은 10억원이 넘으면 절반 가까이 내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가 돼도 (각종 공제 등으로) 몇 억원밖에 안 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살다 보니 우연히 그렇게 됐으면 그거야 깎아주는 게 맞는데 투자용으로 사서 수십억 원을 벌었는데 세금을 거의 안 낸다는 건 근로소득과 형평이 안 맞는다"며 "주거 보호 취지에도 안 맞고, 그건 투기를 보호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소득세 중과를 내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놓고 제기되는 비판은 일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과 유예 연장은 없다고 발표하고 또 기회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다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2년에 걸쳐 퇴로를 열어주면서 중과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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