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대책)부동산 PF가 생산적금융?…오락가락 금융위
2026-08-13 12:00:00 2026-08-13 18:36:27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위원회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금융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주택 공급 PF를 '생산성 높은 활동'으로 규정했는데요. 그간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이 소신이라고 말했던 것을 감안하면 금융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8·13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금융위는 현재 26조3000억원 규모인 주택 공급 관련 금융지원을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정상 PF 사업장에 대한 공적보증을 늘리고 부실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캠코펀드와 금융권 신디케이트론, 업권별 자체 정상화펀드 등을 확대키로 했습니다.
 
정상사업장에 대한 PF 보증 공급은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7000억원 규모로 확대합니다. 특히 착공 예정 물량이 적은 2027년에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33조원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주택금융공사의 '건축공사비 플러스 PF보증'은 5조원으로 확대하고 주거사업장 보증비율도 기존 90~95%에서 100%로 한시적으로 높입니다.
 
부실사업장에도 자금 투입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캠코 PF 정상화 지원펀드를 3조원 이상 규모로 조성하고 은행·보험업권이 조성한 신디케이트론은 현재 1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합니다. 금융업권 자체 정상화펀드 역시 현재 7조3000억원에서 10조원까지 늘릴 방침입니다. 주거사업장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 시점은 당초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유예합니다. 
 
금융위는 민간 금융권에도 적극적인 자금 공급을 주문할 예정입니다. 은행 5곳과 증권사 5곳, 건설업계가 참여하는 정례 간담회를 열고 주택공급 분야 PF에 대한 민간자금 공급을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 PF 익스포저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231조1000억원에서 올해 3월말 169.8조원으로 감소했습니다. 금융위는 "부동산 PF 시장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연착륙 조치에 따라 안정화되고 있으나, 절대적 규모 감소로 현장 애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과감한 공적보증 확대, 관련 규제 완화 및 민간 금융권의 참여 유도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금융위는 이번 대책에서 주택 공급 자금 지원에 대해 '정부 기조인 생산적금융 전환과 배치되지 않는 생산성 높은 활동'이라고 명시했는데요. 부동산 PF 지원 확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생산적금융 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을 의식해 주택공급 금융은 예외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이 위원장이 최근까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이라는 표현을 쓰며 금융자금의 방향 전환을 강조했다가, 부동산 PF를 다시 생산적금융 영역으로 규정하면서 정책 일관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도 금융권 자금 흐름이 부동산에서 생산적 분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면서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얼마 전 국회에 출석해 이것이 자신의 소신이라고 거듭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8·13 부동산 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은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고 금융자금이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라며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에서도 투기적 대출수요는 차단하되 실수요자는 핀셋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부동산과 금융을 절연하겠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면서 "신축 주택 건설에 공급되는 자금까지 비생산적인 부동산 금융으로 보기는 어렵고 생산적 금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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