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불씨 커진 SK하이닉스…내달 초 주주환원책 주목
대규모 투자·배당에도 상반기 현금 11.9조 순증
솔리다임 외부자본 유치 선택지 확인…논란 무마할 환원 규모 주목
2026-08-18 17:29:17 2026-08-18 17:49:24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솔리다임 중복상장 이슈에 휩싸인 SK하이닉스(000660)가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대규모 환원이 논란을 무마할지 주목됩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대규모 투자와 배당을 집행하고도 현금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솔리다임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와 나스닥 상장 가능성까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적자를 감내해 온 기존 주주가 솔리다임의 실적 개선에 따른 과실까지 온전히 누릴 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환원 규모뿐 아니라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어떻게 막을지도 관건이라는 지적입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별배당과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이 가능한 방안으로 거론됩니다.
 
환원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에 18조3288억원을 지출하고 배당금으로 1조5944억원을 지급했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반기 동안 11조9122억원 순증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보통주 1530만주를 8722억원 규모로 소각했으며 반기보고서에도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 주주환원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높아진 현금 창출능력 대비 주주환원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라며 환원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재무 여력이 좋아진 시점에 솔리다임의 외부 자본 유치 가능성이 동시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일 해명 공시에서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솔리다임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프리IPO와 나스닥 상장 역시 선택지에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주관사 선정이나 외부 투자자 접촉 등 구체적인 진행 단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솔리다임에 외부 주주가 들어오면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의 경제적 몫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한 이후 솔리다임의 적자는 연결 실적을 통해 기존 주주가 함께 감내했지만, 수익성이 개선된 뒤 프리IPO와 상장을 통해 외부 주주가 지분을 확보하면 향후 발생하는 가치 일부는 이들과 나눠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부 투자자가 프리IPO와 이후 공모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하는 경제적 지분율은 낮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업부 분할 상장에 대한 주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적지 않은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복상장 논란과 주주환원책 발표 시기가 맞물리면서 환원책의 성격까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포럼은 솔리다임이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기존 구조에 미국 중간법인과 솔리다임까지 더해져 사실상 '5단 중복상장'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금은 5단 중복상장을 모색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SK(034730)㈜-SK스퀘어(402340)-SK하이닉스 3단 중복상장 해소를 고민할 때"라고 비판했습니다.
 
결국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진다고 솔리다임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벌어들인 이익을 현재 주주에게 돌려주는 주주환원과 향후 솔리다임에서 발생할 경제적 가치의 일부를 외부 주주와 나누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특히 대규모 투자와 배당을 병행하고도 현금이 늘어난 만큼 솔리다임에 외부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와 그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몫을 어떻게 지킬지에 대한 설명도 주주환원책과 함께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자금조달과 추가 주주환원책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은 부분을 주주환원과 연관 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환원을 크게 한다고 해서 솔리다임 상장을 둘러싼 주주가치 훼손 우려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솔리다임의 적자를 SK하이닉스 주주가 함께 감내한 만큼 실적 개선 이후의 성장 과실이 기존 주주에게 얼마나 돌아가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상장을 추진한다면 배당 규모를 키우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외부 주주를 받아들이는 이유와 기존 주주의 몫을 어떻게 보호할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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