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일탈 확신하지만 책임 가볍지 않다"…방사청장, 직원 뇌물수수 혐의 구속에 '사과'
LIG D&A에는 계약 해지·입찰 제한 등 제재 조치
2026-08-18 17:39:21 2026-08-18 17:39:21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방위사업관계법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방사청 직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사건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이 청장은 1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5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재임 기간에 일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기관 책임자로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청장은 조직적 비리가 아니라 개인 일탈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청장은 "자신이 관리하는 사업에서 부정이 발생한 게 아니고, 결재 계선에서도 연관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 일탈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지금까지 수사 흐름으로 볼 때 방사청 직원 1명이 구속됐지만 다른 직원이 관여한 것은 밝혀진 게 없는 만큼 개인 일탈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청장은 "방사청의 조직적 비위는 아니라고 확신한다"면서도 "개인 일탈이라고 해서 방사청의 책임이 가볍거나 한 것은 아니고, 관리 잘 했어야 했고 시스템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하지 않도록 사전조치를 했어야 했는 데 그렇지 못했다"며 일부 책임은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청장은 "나름대로 비리 발생 가능성 차단하겠다는 많이 노력했는데 그 사이에 틈을 비집고 온 그런 사건"이라며 "이번 계기에 틈을 철저하게 틀어막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건은 방사청 직원 A 사무관이 무기체계 개발사업 입찰 과정에서 LIG D&A 관계자 등으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원지검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A 사무관은 이미 구속 기소된 상태이고, LIG D&A 관계자도 구속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수원지검은 19일쯤 나머지 혐의자들에 대한 기소와 함께 수사결과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A 사무관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에 무기체계 개발사업 제안서 평가 위원으로 참여해 LIG D&A 측에 높은 점수를 줘 사업을 수주하게 하고 그 대가로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사무관이 금품을 수수한 2021~2025년 사이 LIG D&A가 수주한 사업은 14건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기간 A 사무관이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사업은 총 4건이고 이 중 3건을 LIG D&A가 수주했습니다. 단정할 순 없지만 이 3건이 사업과 관련해 A 사무관이 금품을 수수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방사청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당시 제안서 평가위원 중 내부위원은 방사청 직원 중 희망자를 모집해 2배수를 추천하면 청장이 무작위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선정했습니다. 스스로 평가위원을 지망할 수 있는 구조인 데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으로 직원들이 기피해 왔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입니다.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직원에게 평가위원의 기회가 자주 주어질 수 있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평가 점수 부여 방식에도 허점이 있었습니다. 평가위원 한 명이 유난히 높은 점수를 주더라도 그 점수를 제외하는 방식이 아니라 표준편차 벗어난 데 대한 보정을 하는 방식이다 보니 높은 점수를 주면 그 점수가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 청장은 "제도의 미비점을 확인하고 바로 제도개선을 추진했다"며 "평가위원 선정 방식은 본인의 희망 여부와 관계없이 5배수를 무작위 추출하고 5배수 안에서 청장이 무작위 선정하는 방식으로 개선했고, 제안서 평가 규정은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를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청장은 이 사건과 관련된 개인은 물론 LIG D&A에도 형사처벌과 별개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우선 검찰의 기소 이후, 관련 사업에 대한 계약심의회를 열어 계약 해제 또는 해지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LIG D&A 측 기소 대상자에 따라 적용할 법률이 달라질 수 있지만 방위사업법과 국가계약법에 따른 제재 조치를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방위사업법상 청렴의무 위반 기업은 6개월에서 5년까지 입찰 참가가 제한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2년의 입찰 참가 제한이 예상되고 이 경우 입찰 참가 제한을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후에도 3년간은 벌점이 부과됩니다. 국가계약법이 적용되면 2년간 입찰 참가 제한이 되지만 유효한 경쟁 성립하지 않아 국가에 손실이 매우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3년간의 벌점 부과는 동일합니다. 이 청장은 원칙적으로 입찰 참가 제한을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LIG D&A가 2년간 입찰 참가 제한 조치를 받게 될 경우, 방위력 개선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LIG D&A의 사업 대부분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과점적 구조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최근 대전공장 사고로 인해 사망자가 여럿 나온 상황이어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기소될 경우 국가계약법에 따른 입찰참가 제한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두 회사가 과점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사업이 2년여간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방사청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두 업체 모두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면 누구와도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어느 한 업체에만 과징금을 적용하면 특혜를 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만큼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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