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용산공원 부지를 아파트 용도로 전환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대신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임대주택 공급 방안에 맞서 대출 규제 완화를 역제안하고, 용산공원 외 부지의 주택 공급엔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습니다. 오 시장과 김 장관은 다음주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20일 오전 오 시장은 김 장관과 간담회를 마친 뒤 서울시청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결론부터 말하면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평행선"이라며 "김 장관에겐 용산공원 전체 부지에 대한 아파트 부지 전환은 어떤 경우에도 서울시가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한 톤으로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이어 "용산공원은 남산부터 녹지 축을 이루고 있어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에 관해 양보할 수 없다"며 "주요 부지에 대해 제한적이라도 주거용 전환은 동의하기 어렵다. 동의한다면 서울시장으로서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공원 주택 공급 등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만났다. (사진=서울시청)
김 장관이 방위사업청 부지나 군인아파트 부지 등 '공원 역할을 못 하는 땅'에 대해 개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관해선 "군인아파트나 방사청 땅도 본체 부지로, 공원화하기로 했던 곳"이라며 "녹지 면적만 공원화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전체를 공원화하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공원 전체가 군부대에서 사용했던 부지라 원래 녹지 면적이 많지 않다. 어떤 용도로든 쓰이고 있던 공간"이라며 "숲이 많이 조성돼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건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서울숲처럼 새롭게 조성하자는 게 용산공원특별법의 취지"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오 시장은 공원 본체 부지 대신 인근에 흩어져 있는 국유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을 절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캠프킴 부지와 경리단길의 국군재정관리단 부지, 후암동 한국은행 생활관, 외교부 주차장 부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오 시장은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언급했던 활용 가능 부지에 대해선 교통 대책이나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 설치 문제를 전향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도와드릴 용의가 있다고 역제안했다"며 "국토부 측에서도 검토해 줄 걸로 본다"고 했습니다. 해당 부지들은 모두 정부 소유여서 서울시엔 결정권은 없지만, 정부가 이곳에 주택을 공급할 경우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성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정부의 용산공원 청년임대주택 구상에 관해선 대출 규제 완화를 역제안했습니다. 그는 "청년임대주택 방안을 내놓는 것보다 청년들이 더 실효성을 느끼는 정책은 대출 제한 해제"라며 "디딤돌 대출 기준을 9억원으로 높이고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상향하면 청년들이 더욱 환영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대출 제한 해제는) 국토부 재량인 만큼 전향적 검토를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비아파트 전용인 '청년 미래 보금자리론'을 아파트까지 확대하고 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8억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오 시장은 해당 사안이 금융위원회와의 협의가 필요한 점도 짚으며 "정부에 건의하는 사안인 만큼 금융위와 잘 협조해 대출 한도를 높여준다면 청년들에게 가장 좋은 주거 사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미리내집) 입주 자격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는 법안과 청년안심주택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 요건 완화를 함께 요청하면서는 "용산공원은 법을 바꾸고 토양오염 문제와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착공해 지으려면 이재명정부 임기 내에 쉽지 않다"며 "수년 후에나 이뤄질 일을 가지고 서울시와 국토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기보다 실효성 있게, 청년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정책을 실행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그린벨트 추가 해제에 대해선 "김 장관에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했다.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김 장관과는 다음주에도 추가 논의를 하기로 하고 일단 오늘 논의는 마무리 지었다"며 "절충안을 만들 수 있을지 계속 논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