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뒤편으로 폭발로 인한 거대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 관련 논의를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까지 연기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자 대미 투자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 겁니다.
잇단 불발 속…조현·루비오 '회담'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17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를 열고 파병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회의 자체를 순연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리기 전에 열릴 계획이 있느냐'는 야당 질의에 "없다"고 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해당 회담에서는 대미 투자와 함께 파병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우리 정부는 이날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관련 첫 사업을 국회에 보고하고 한·미 간 업무협약(MOU) 서명도 순차적으로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 대미 투자와 관련한 추가 요구를 하면서 '이번 주 결론'은 무산됐습니다. 양국은 미국 내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부분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관련한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다만 조 장관은 워싱턴 D.C.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이견이 있기보다는 국내 절차적 문제를 확실히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1월 데드라인 앞…'파병 신중론' 부상
파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미국은 오는 11월을 파병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압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여권 내 '신중론' 등의 여파로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던 세계의 국가들은 이 사기 같은 전쟁이 모두 끝났을 때 배상해야 한다"며 공개 압박에 나섰습니다. 여권 내 신중론에도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기여'를 고심하는 까닭입니다.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종전' 이후를 선행 조건으로 둔다면 군사적 기여도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한·미 관계와 국익 차원에서 비전투병 파병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우리 정부는 '평화적 기여'에 방점을 찍은 모습입니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어떻게 국제적인 책임 있는 기여를 할지 다양한 방식을 놓고 다양한 옵션이 있는데 아직 최종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전투병이나 비전투병 이런 부분을 고민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방식의 기여 방안도 한번 지혜롭게 찾아볼 수 있겠다. 파병 옵션이 아니라면 기술적인 지원도 있을 수 있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장비 등 비전투 분야 파견 방안도 유력하지만 이란의 '위협'이 실존하는 만큼 여권 내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조선·플랜트 분야 재건·복구 지원이라는 '제3의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관건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기여 여부에 따라 '비용 청구서'를 내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병 외에 방안을 받아들일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 측면보다는 항행의 자유, 국민의 안전 등 차원에서 중점을 두고 바라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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