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무죄' 따라간 '윤석열 무죄', 오세훈도 무죄?
'맞춤형 여조' 엇갈린 해석에 유무죄 뒤집혀
2심 "여조 왜곡·무상제공, 명씨 개인적 동기"
윤 무죄에도 '공천 개입' 사실로 인정됐다
법조계 "오 시장 무죄로 이어질 가능성 낮아"
2026-10-11 13:46:35 ㅣ 2026-10-11 15:56:34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석열씨의 ‘명태균 게이트’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이유는, 명태균씨의 ‘맞춤형 여론조사’ 배경을 두고 판단이 엇갈렸기 때문입니다. 윤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1심은 윤씨 부부가 의뢰했기 때문이라고 본 반면,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은 명씨 개인의 인정욕구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김건희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례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항소심에서 윤씨 부부와 명씨가 형사처벌을 면했다고 명태균 게이트가 허위인 건 아닙니다. 이 사건 핵심인 윤씨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은 사실로 인정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명태균 게이트의 또 다른 연루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선고입니다. 법조계에선 윤씨 사건과 달리 오 시장 사건에 있었던 돈 거래 성격이 규명되지 않는 이상 오 시장 유죄가 뒤집히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씨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오른쪽 피고인석에는 명태균씨가 자리했다. (사진=서울고법 제공)
 
이 사건의 쟁점은 윤씨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입니다. 특검은 윤씨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씨에게 ‘이기는 여론조사’를 만들어달라고 의뢰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고 봤습니다. 
 
윤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행위를 주목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누군가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굳이 왜곡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특히 명씨의 왜곡 행위는 국민의힘 경선 기간 집중돼 있다”며 “윤씨의 경선 승리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명씨는 윤씨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도록 조정한 여론조사를 다수에게 보내 당내 윤씨의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여론조사 조작 행위가 곧 윤씨와 명씨의 의사 합치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수행됐다고 해서, 곧바로 해당 여론조사가 그 후보자를 위해 실시됐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의미하는 건 아니”라며 “윤씨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확정적 인식에 이르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윤씨가 명씨의 행위에 적극 간섭하거나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묵인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2심 재판부는 명씨가 왜곡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배경을 개인적 사정으로 돌렸습니다. 2심 재판부는 “명씨의 일련의 행위에 대한 동기는 인정욕구 및 과시욕의 만족을 위한 정치적인 영향력 증대”라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윤씨와 공범인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례와 같은 취지입니다. 김씨의 명태균 게이트 의혹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도 “윤씨 부부가 여론조사 결과 조작에 관여했다고 추단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명씨가 김영선에 대한 공천 요구 관철 등 목적을 달성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여론조사 결과를 수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윤씨 부부와 명씨가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렇다고 <뉴스토마토> 최초 보도로 드러난 명태균 게이트 의혹이 부정되는 건 아닙니다. 윤씨 사건 2심 재판부는 윤씨 부부가 명씨를 위해 공천에 개입한 행위를 인정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윤씨 부부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관여한 사실은, 김 전 의원이 실제 단수 공천된 것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충분히 인정된다”며 “평소 명씨의 김 전 의원 공천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 나아가 2022년 5월9일 명씨와 윤씨 부부 사이의 공천 관련 통화 내용, 그 이후 윤씨 부부의 공천 관여 과정 등을 종합해 보면, 윤씨 부부의 이와 같은 공천 관여는 명씨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공천 관여와 연론조사 무상 제공 사이 대가성 및 연관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김건희특검 기소부터 윤씨 부부의 공천 관여는 공소사실에서 제외됐습니다. 특검은 윤씨 부부의 공천 관여 행위가 대통령 취임 전 이뤄진 만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초청 수도권 주거혁신 포럼에서 발언했다. (사진=뉴시스)
 
윤씨 부부가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시선은 또 다른 연루자인 오 시장 재판으로 쏠립니다. 오 시장 항소심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윤씨 유죄를 뒤집은 재판부와 같다는 점에서 오 시장 역시 무죄를 선고받지 않겠냐는 일부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두 사건 구조가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오 시장 사건의 경우, 오 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씨가 일면식도 없던 명씨에게 수천만 원을 건넨 배경이 합리적으로 규명되지 않는다면 오 시장의 유죄 판결이 뒤집히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오 시장은 오는 2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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