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악재 롤러코스터…회계 부정에 오너 지위 '흔들'
증선위, 정유석 대표 '해임권고' 중징계
공동 대표 선임 2년 만에 리더십 위협
2025-09-12 16:31:08 2025-09-12 19:33:35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관련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을 받고 실적도 상승세를 기록했던 일양약품(007570)이 이번에는 회계 부정 이슈에 휘말리며 사면초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해 연결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외부감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일양약품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결 종속회사가 아닌 법인을 연결 대상에 포함해 연결재무제표의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과대 계상하고 외부감사 과정에서 감사인에게 위조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적발된 것인데요.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일양약품이 10여년간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제49조에 따라 증선위는 일양약품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현재 일양약품은 회계 처리 기준 위반 의혹 관련 풍문 및 조회 공시에 따른 한국거래소의 조치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결정되면 매매거래 정지는 유지됩니다. 
 
증선위는 일양약품의 오너 3세 정유석, 김동연 부회장 두 명의 공동대표와 담당 임원에 대해 해임 권고와 직무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린 후 검찰에 통보했습니다. 또한 감사인 지정 3년과 과징금도 부과했습니다. 회사와 회사 관계자 3인에 대해 과징금은 처분은 향후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 
 
회계 투명성에 문제가 드러나면서 간신히 회복 중인 일양약품의 기업 신뢰도는 또다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엇보다 지난 2023년 정도언 회장의 장남인 정유석 대표가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오너 3세 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2년 만에 회계 분식 사태의 책임자로 해임 권고라는 중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현재 일양약품의 유력한 경영 후계자 거론되는 정유석 대표는 지분율을 확대해 지배구조 장악력을 높이고 경영 실적 성과로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번 회계 분식 사태로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정유석 대표가 보유한 일양약품의 지분율은 4.23%입니다. 정유석 대표의 지분율은 최대주주이자 부친인 정도언 회장의 지분율 21.84%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죠. 정유석 대표는 지배구조 장악력을 높이고 경영 승계 완성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오너 리스크까지 떠안은 모양새입니다. 
 
일양약품은 최근 3년치 실적이 대폭 축소됐습니다. 일양약품은 외부감사인의 지적에 따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을 조정했습니다. 특히 2023년 매출액은 3705억원에서 2667억원으로 28.01% 감소했고, 순이익은 1억원에서 20억원의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일양약품 본사. (사진=일양약품 홈페이지)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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