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투자손익' 변동성 확대…4분기 실적 안갯속
2025-11-17 15:06:42 2025-11-17 19:50:50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보험 손익 부진을 ‘투자손익’으로 방어해왔던 보험사들이 투자 부문에서도 하방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현대해상, iM라이프생명, 동양생명 등의 투자손익이 전년보다 줄어들면서 수익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기 진입과 IFRS17·IFRS9 도입에 따른 구조적 변동성 확대를 주목했습니다. 
 
'투자손익 의존' 구조적 한계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와 한화·동양·KB라이프·iM라이프생명 등 주요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특히 현대해상의 3분기 투자손익은 8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줄었고, iM라이프생명은 –9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우리금융에 편입된 동양생명 역시 535억원으로 52.3% 감소하며, 투자손익 의존형 경영 전략에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보험손익 부진을 투자손익으로 방어해왔는데요. 이번 분기 들어서 투자손익 감소 현상이 포착되자 보험업계 전반에서 ‘수익성 변곡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흐름은 금리 인하기 진입 구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변동성 확대 신호로 해석됩니다. 과거 채권 평가손익이 기타포괄손익(OCI)에 반영될 때는 순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17와 금융자산 회계기준인 IFRS9 적용 후에는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손익계산서에 바로 반영돼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IFRS9 도입 이후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손익계산서에 즉시 반영되면서, 시장금리와 채권·주식 가격 변동이 순익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투자손익 변동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저금리 전환기에 채권 재투자 수익률 하락과 평가손익 축소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근거로 보험사들이 금리 변동 확대 등을 포함한 복합적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흐름을 주목하며 대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개정된 보험업 감독지침을 통해 보험사들에게 △자본적정성 점검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FVPL) 자산 비중 관리 △장기부채 듀레이션 미스매치 축소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4분기 순익 불확실성 확대 '경고등'
 
3분기 일부 보험사에서 투자손익 감소세가 나타나면서 보험업권의 4분기 실적도 안갯속입니다. IFRS17과 IFRS9 도입, 금리 하락 압력, 보유채권 재투자 수익성 저조, 자동차보험 등 주요 보험상품 손해율 상승이라는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투자손익으로 보험손익 실적을 방어하던 전략이 통하지 않는 구조적 환경에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보험연구원(KIRI)은 지난 5월 발표한 ‘2024년 보험산업’ 보고서를 통해 "투자손익 중심의 실적 방어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금리 하락과 시장 변동이 겹쳐 발생하는 투자손익 감소가 곧바로 순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손익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일수록 단기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한 보험 본연의 손익 회복 없이는 순익 하방 압력을 버텨내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손익이 더 이상 보험사 실적의 버팀목이 아니라 변동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4분기에도 금리와 금융자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4분기 순익도 3분기 실적이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투자손익과 보험손익 균형이 고르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지만, 보험손익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선 투자손익으로 메꿀 수밖에 없는 것이 경영 현실이며 보험사의 기본적인 재정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오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손익 변동성 추이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삼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채권 듀레이션 조정, 자산 배분 다변화, 손해율 관리 강화 등 다각적 대응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보험상품 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를 통해 본업인 보험 손익을 끌어올려 순익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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