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로 번지는 '역전세' 공포…전국 33곳 전세가율 80%↑
전셋값 2년 전 대비 수천만원 급락 단지 속출
임대인 '자금압박' 부담↑…임차인 보증금 떼일까 불안
여야 이견에 '전세사기 특별법' 국회서 공전…16일 재논의
2023-05-14 12:00:00 2023-05-14 1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빌라(연립·다세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한 역전세가 현실화한 가운데 아파트 시장의 역전세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년 새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덩달아 전셋값도 2년 전 가격보다 낮아진 곳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는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낮은 이른바 깡통전세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시·군·구 중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넘는 지역은 총 33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 지역의 전세가율은 100%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통상 시장에서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서면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는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합니다.
 
올해 1분기 전국 시·군·구 중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지역은 총 33곳으로 나타났습니다.(표=뉴스토마토)
 
이들 아파트는 전세 시세가 2년 전보다 떨어진 곳들이 대부분이라 자금력이 약한 임대인 입장에서는 새 임차인을 구해도 기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 역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전라북도 군산 수송동에 위치한 군산수송세영리첼(1041세대) 단지의 경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34평형 전세가는 2억원(중층 기준) 수준입니다. 문제는 지난 2021년 체결된 전세거래 계약건들이 곧 줄줄이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집계를 보면 지난 2021년 8월 21일 같은 평형대에 신고된 전셋값은 2억8000만원(2층)으로 만약 해당 임차인이 전세 만기 시 퇴거를 희망할 경우 임대인은 당장 8000만원을 추가로 내줘야 하는 처지입니다.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효자동의 대장 아파트 중 한 곳인 포항효자웰빙타운SK뷰(1181세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현재 해당 단지 34평형 전세가의 최저가 매물은 2억8000만원(고층 기준) 수준으로 2년 전 같은 평형대 전세계약은 3억8000만원(8월)에서 4억원(9월)에 신고됐습니다. 2년 사이 전세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진 셈입니다.
 
김인만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세사기든 투자실패든 역전세 문제가 계속 터질 거"라며 "전세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가 터지는 거기 때문에 한 번은 홍역처럼 앓고 넘어가야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빌라에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사망한 건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현재 국회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피해자 요건 등을 놓고 2주째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공전 중입니다. 여야는 오는 16일 법안심사소위에서 재논의를 진행한 뒤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8일 서울 양천구에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진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피켓.(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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