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자영업자 대출금리 6%대까지 올라
2025-09-23 13:50:14 2025-09-23 14:08:34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최대 6%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타격이 예상되는 인뱅들이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로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요. 다만 건전성 관리 등으로 자영업자 대출금리를 무작정 낮추기는 무리라는 입장입니다.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 2%p 더 높아
 
(그래픽=뉴스토마토)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뱅 3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달 기준 6.2%에 달합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4%대인 데 비해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경우 토스뱅크 평균금리가 8.22%로 제일 높았고 카카오뱅크(323410)가 5.44%, 케이뱅크가 4.91%로 뒤를 이었습니다. 시중은행 금리가 4.33~6.02%인 데 비해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입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6.02%로 가장 높았고 △NH농협은행 5.37% △KB국민은행 5.04% △신한은행 5.02% △하나은행 4.33%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의 경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아예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토스뱅크만 돈을 빌려주고 있긴 하지만 평균 금리는 9.87%에 달합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우리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가 6.55%인 점을 감안하면 1.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나머지 은행들도 △신한은행 5.24% △NH농협은행 5.15% △KB국민은행 5.13% △하나은행 4.7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인뱅들은 올해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출 등 기업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가계 주담대처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낸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 '고심'
 
하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장기화되고 내부 건전성 악화 등을 고려하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정부는 6·27 부동산 대책과 9·7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옥죄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 등과 함께 하반기 가계대출 총액을 절반가량 축소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9·7 부동산 대책은 수도권 및 규제지역 주담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기존 50%에서 40%로 강화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는 내용입니다. 대출 포트폴리오 90% 이상을 가계대출에 의존하는 인뱅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한 규제인 셈입니다. 
 
실제 올 상반기 인뱅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71조7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p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 인뱅 관계자는 "그간 당국의 방침에 따라 중·저신용자 의무 대출 비중(30%)만큼 자금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가계대출 줄이는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금리를 내리기도 어렵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을 당연히 고려할 수밖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취급했다가 가계부채 총량이 급증하는 것도 우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인뱅들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빠르게, 큰 폭으로 내리면서 은행 이자이익의 원천인 예대금리차(예금금리-대출금리)는 역대 최대 규모로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근간이라고도 불립니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들이 더 많은 이익을 쌓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뱅 3사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7월 기준 2.21~3.02%p로 나타났습니다. 토스뱅크 예대금리차가 3.02%p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 2.31%p, 케이뱅크 2.21%p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인뱅 3사는 역대 최대 이익을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인뱅 3사는 올해 상반기 총 38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6% 성장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2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습니다.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842억원으로 전년 동기(854억원) 대비 소폭 줄었으나 2분기 순이익(682억원)은 전년보다 96% 급증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토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04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성장했습니다. 
 
한 인뱅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상 기업대출이나 투자금융 등 다양한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인뱅들은 상대적으로 저신용자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대출 심사도 깐깐히 볼 수밖에 없고 돈을 빌려주더라도 연체율이 높기 때문에 건전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당장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금리 경쟁력을 확 높이거나 대출 잔액을 확실히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최근 인뱅들도 보증서 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들에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창구를 더욱 늘려주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노력들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최대 6%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감축 기조에 인뱅들은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에 중점을 두겠다 했으나 자본 건전성 등을 고려하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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