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주요 건설사들은 실망스러운 작년 경영실적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업황도 부정적으로 보는 가운데 우량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이 최근 2024년 경영실적 잠정집계 결과(연결기준)를 공시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10조5036억원, 영업이익 4031억원, 당기순이익 2428억원의 누계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영업이익은 전년 실적인 6625억원 대비 39.2%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8% 감소했지만, 2024년 매출 목표를 101.0% 초과 달성했습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과 일부 주택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매출 8조3184억원, 영업이익 2709억원이 예상된다고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DL건설의 일부 현장 원가율 조정과 대손 반영으로 18% 감소했습니다. 다만 4분기를 기준으로 매출은 2조4388억원, 영업이익은 94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각각 전년 대비 4.5%, 6.7% 증가한 수치입니다.
앞서 두 회사와 달리 GS건설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12조86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 감소한 수치를 찍었지만, 영업이익은 286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흑자전환은 2023년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 여파로 지난해 3880억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됩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21년이나 2022년 영업이익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검단 사고 여파로 1년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기록한 실적에 따른 반대급부다. 다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송도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시공능력평가 1,2위를 기록 중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다소 엇갈린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양 사 모두 전년 대비 실적 부진을 기록했는데요. 다만 현대건설의 적자전환 폭이 워낙 커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더 컸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 18조 6550억원, 영업이익 1조 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각각 3.4%, 3.2% 줄어 든 수치입니다. 반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 손실은 1조220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현대건설이 경영 실적 적자를 기록한 것은 무려 23년 만입니다. 매출은 32조69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3% 증가했지만,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일부 해외 대형 플랜트 사업장에서 수익성 악화가 늘어나면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연결 자회사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업계가 공사비 상승 등의 여파로 지난해처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업황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업황이 좋지 않을 때 경쟁사보다 일감을 잘 끌어오는 우량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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