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신태현·김태현·차종관 기자]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석방된 윤석열씨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를 앞두고 아스팔트 보수는 주말 사이 잇따라 탄핵 반대 시위를 열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윤씨 석방을 '탄핵 각하·기각'과 연결하면서 "우리가 이겼다"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탄핵 선고에 불복하자는 반민주적 선동과 윤씨 우상화에도 열을 올렸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광화문역 앞에선 자유통일당 주최의 탄핵 반대 시위인 '광화문국민대회'가 열렸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거리를 점령했습니다. 경찰 비공산 추산 3만5000명의 인파가 이른 오전부터 청계광장 교차로부터 시청역 남측까지를 꽉 메웠습니다. 경찰은 혹시 모를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는 안국역·경복궁역과 탄핵 반대 시위가 열리는 광화문역 사이에 버스로 차벽을 세웠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자유통일당이 주최하는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석한 윤석열씨 지지자들이 집결해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시위 사회자는 아스팔트 보수들이 "우리가 이겼다", "탄핵 무효", "각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했습니다. 또 무대에 올라온 발언자들은 탄핵 선고가 윤씨를 파면하는 걸로 결정될 경우 헌재에 불복하자고 선동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가짜뉴스를 설파하기도 했습니다.
한 발언자는 "우리가 구속을 취소하라고 기도하니 정말로 대통령이 풀려나오지 않았나. 이제는 헌재가 (탄핵을) 각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부정선거로 이뤄진 국회는 가짜다"라고 했습니다.
다른 발언자는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바친 위대한 지도자"라며 "하느님이 응답해 석방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광화문역 인근에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가짜뉴스가 붙어져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하는 '국가비상기도회' 역시 15일 오후 1시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열렸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부터 여의도 공원 방향으로 편도 3차선을 100m 정도 차지했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3500명이 왔습니다.
시위에 온 극우 지지자들은 '헌법 유린 중단하라', '입법독재 국가재앙', '대한민국의 위기, 기도하는 우리가 지켜낸다' 등의 피켓을 들고 앉아 있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에게 나눠진 피켓에는 '문형배, 정계선, 이미선, 정정미 OUT!'이라는 내용이 적혔습니다.
15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이끄는 세이브코리아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주최한 시위에 참석한 한 단체가 민주당 위헌 정당 해산 찬반 게시판을 설치하고 스티커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튿날인 16일에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갖고 탄핵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날 예배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교인들이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쓰고 2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예배 시작 전부터 주황색 조끼를 입은 스태프들은 예배 참가자들에게 헌금봉투를 나눠주고 자리를 안내했습니다. 동화면세점 앞 보도 근처로 텐트들이 설치돼 주일학교 예배장소와 새신자 등록처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전 목사는 윤씨의 비상계엄 선포와 자유통일에 대해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설교했습니다.
전 목사는 "전 세계에서 나라가 분열된 곳은 한국밖에 없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막중한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며 "세계적인 지도자는 항상 고난을 받는다. 대통령도 이 고난을 극복하고 남은 임기 2년 동안 자유통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리가 비 오는데 왜 여기서 예배를 하겠냐"며 "모두 자유통일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 목사는 윤씨를 이스라엘 왕국의 다윗에 빗대 우상화하기도 했습니다. 전 목사는 "다윗은 그리스도의 형상, 모형이었다. 오늘날 이 시대에 다윗왕 같은 대통령이 누구냐, 바로 윤석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6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서울 종로구 동화면제점 앞에서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부정선거 주장도 어김없이 언급됐습니다. 전 목사는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북한과 중국에 먹히게 생겨서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 해킹부대가 선관위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신인균 국방티브이에서 부정선거 증거를 밝혀냈다"며 "선거철이 되면 선관위가 바깥에서 서버를 빌리는데, 계약을 하면서 이 빌려온 서버를 폐기하도록 했다. 지금 선관위에 부정선거 증거가 안 나온 건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단에서는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시위를 벌일 계획도 나왔습니다. 전 목사는 청중을 향해 "이번 주에 돌아가는 상황 딱 보고 비상 걸면, 새벽 2시에라도 여러분 뛰어나올 각오가 돼있느냐"고 물었습니다.
16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서울 종로구 동화면제점 앞에서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무대에 오른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도 "당연히 기각 또는 각하라고 보고 광화문 시위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윤씨 복귀 환영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여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 대표는 또 "탄핵한다면 국민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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