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벤처머니 재편)①4조의 명암…정책돈 늘고 민간 LP는 빠졌다
정책금융 비중 17%→24%…모태펀드·성장금융 급증
연기금·공제회 44% 감소…중소형 VC, 민간 LP 확보 부담
2026-06-09 06:00:00 2026-06-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4일 16: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이 4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형만 보면 벤처투자 시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선 듯하지만 펀드를 채운 자금의 성격은 달라지고 있다. 정책금융의 비중은 커진 반면 연기금·공제회 등 민간성 자금의 참여는 줄어든 모습이다. 펀드 결성 회복 속도가 실제 투자 집행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가운데, 중소형 벤처캐피탈(VC)의 민간 출자자(LP) 확보 부담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IB토마토>는 벤처펀드 시장의 외형 회복 이면에 자리한 정책금융 의존도와 실제 투자 흐름의 온도차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이 4조365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호황기로 꼽혔던 2022년 1분기 규모를 넘어선 수치다. 결성 회복을 견인한 것은 정책금융이었다. 정책자금 펀드 결성이 1년 새 80% 넘게 증가하며 결성 비중도 전체의 17%에서 24%로 뛰었다. 그중에서 모태펀드 기반 펀드 결성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연기금·공제회 부문 펀드 결성액은 3870억원에서 2180억원으로 43.7% 줄었다. 침체를 딛고 회복 국면에 들어선 벤처투자 시장에서 정책자금이 다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운용사들은 대부분 민간 출자자(LP)를 추가로 확보해야 펀드를 결성할 수 있어 운용사 자금 조달 부담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사진=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정책금융이 끌어올린 결성액…모태펀드 3배 확대
 
4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4조3652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399억원) 대비 30.7% 증가했다. 호황기라고 평가 받았던 2022년 1분기(4조3113억원)마저 웃도는 규모다.
 
같은 기간 신규 벤처투자는 3조3189억원으로 24.1% 늘며 2022년 이어 역대 두 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저금리 시기로 알려진 2021년 1분기와 비교해도 펀드 결성은 57.2%, 신규 투자는 34.3% 증가한 수준이다. 벤처투자 시장이 침체 국면을 지나 회복 흐름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벤처투자 업계 내에서 정책금융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분기 정책금융 펀드 결성액은 1조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0% 급증했다. 펀드 결성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4%에서 24.3%로 6.9%포인트 확대됐다.
 
정책금융 내부에서는 모태펀드와 성장금융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모태펀드 부문 결성액은 지난해 1분기 1562억원에서 올해 1분기 4341억원으로 177.9% 늘었다. 성장금융도 1120억원에서 3595억원으로 221.0% 급증했다. 두 기관이 정책자금 확대를 주도한 셈이다.
 
다만 모든 정책기관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산업은행 펀드 결성액은 1597억원에서 1439억원으로 9.9% 줄었다. 정책금융 전체 규모는 커졌지만 기관별 흐름에는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민간부문 펀드 결성 실적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민간부문의 벤처펀드 결성 실적은 3조3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중소형 VC, 정책자금 받아도 민간 LP 확보는 숙제
 
정책자금 급증 배경으로는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 사업이 꼽힌다. 중기부는 올해 창업초기 분야를 차세대 유니콘 프로젝트 다음으로 큰 3562억원 규모로 선정하고, 초기기업에 일정 비율 이상 투자하는 펀드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에 자금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다만 정책자금 확대를 곧바로 긍정 신호로만 해석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연기금·공제회 부문 펀드 결성이 줄어든 부분을 정책이 메운 것인지, 아니면 정책이 마중물이 돼 시장 전체 회복을 견인한 것인지에 따라 함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신규 투자가 역대 두 번째 규모로 회복된 점은 후자에 무게를 싣지만, 전통 기관 LP가 후퇴한 점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정책자금 출자를 확보한 운용사도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GP로 선정되더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LP를 추가로 확보해야 펀드 결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형 VC는 기존 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비교적 원활하게 자금을 모을 수 있지만, 중소형 VC는 민간 LP 확보가 여전히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최근에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된 운용사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진흥원 등으로부터 동시에 출자를 받는 사례가 나오면서, 정책자금 매칭 부담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책 출자 창구가 다변화하면서 운용사의 펀드 결성 여력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VC 대표는 <IB토마토>에 "모태펀드 출자 규모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중소형 VC들의 LP 확보 어려움은 여전히 과제로 꼽히고 있다"라며 "다만 최근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된 운용사들이 타 출자사업을 주관하는 진흥원으로부터 동시에 출자 받는 사례가 있는 등 일정 부분 LP 확보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