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G발급 면책 추진…중소형조선사 숨통 트이나
금융위, 금융사 협의 통해 '중소형조선사 수주 가이드라인' 마련
외부 회계법인 검토 통과 RG, 면책특례 지정
김병환 금융위원장 "다양한 금융사 RG 발급 참여 독려"
2025-03-24 14:32:37 2025-03-25 08:41:17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금융위원회가 외부 회계법인의 사업성 검토를 통과한 선수금환급보증서(RG) 발급에 대해 면책특례 지정을 추진합니다. 이를 통해 보수적이었던 금융사들의 중소형 조선사 RG 발급 참여를 적극 독려할 계획입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전남 목포와 해남을 방문해 전남지역 조선사 오찬 간담회를 통해 조선사 수주 동향 및 RG 발급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선박 건조가 진행되고 있는 대한조선 해남공장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RG는 선박 미인도 위험 등에 대비해 발주사가 조선사에 기지급한 선수금(선박건조대금의 약 40~70%)의 환급을 RG 발급기관에 요구할 수 있는 이행보증서입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광주은행, 기업은행(024110), 신용보증기금, 신한은행 등 금융사들과 대한조선, 유일, 칸플랜트, 중앙해양중공업 등 기업이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소형 조선사는 우호적인 글로벌 조선업황 등으로 해외 수주가 증가하고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금융회사는 과거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험했던 손실 및 현재의 재무실적 등을 바탕으로 RG 심사를 하고 있어 수주에 필요한 RG가 충분하게 발급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향후 수주선박의 사업성 등 미래가치를 RG 심사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면책특례 부여를 추진하고, 조선사의 경영실적 개선 등을 감안해 수은, 민간금융회사 등 보다 다양한 금융회사들이 RG 발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들과 협의를 통해 '중소형조선사 수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부 회계법인의 사업성 검토를 통과한 RG 발급 업무에 대해서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른 면책특례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중소형사 RG 발급에 보수적이었던 금융회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RG 발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형 조선사 대표들도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RG 발급 한도를 확대하고 발급기관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산업은행은 앞으로도 정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며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원균 수은 부행장은 "24년 결산이 완료되는대로 신용평가를 실시하고 수주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건조 능력 및 수출 이행 능력 등을 보유한 중소형 조선사에 신규 RG 발급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박성우 광주은행 부행장은 "전남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선사의 어려움을 적극 해소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김완택 신한은행 호남서부본부장은 "신한은행이 11년 만에 시중은행 중 첫번째로 RG를 발급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RG 발급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습니다. 조민희 기은 호남지역본부장은 "소형조선사 RG 지원방안에 따른 지원뿐만 아니라 선박 건조과정에서 필요한 자금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으며, 강현구 신보 호남영업본부장은 "소형조선사 RG 지원방안에 따른 RG 특례보증과 조선 기자재 특례보증 상품 등을 적극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들었던 의견들을 바탕으로 관계기관과 함께 조선업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 등을 고민해보겠다"며 "금융권에서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조선사 RG 관련 지원 방안을 꾸준히 내놨습니다. 지난 2023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RG 발급기관 확대(서울보증보험·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엔지니어링공제조합 등 3곳 추가), 무역보험공사 특례보증 보증비율(70→85%) 및 지원규모(1200→2000억원) 확대 등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6월 산업부와 금융위 공동으로 발표한 중소형사 RG 지원방안에선 무보 특례보증 보증비율(85→95%)과 지원규모(2000→4000억원)를 재차 확대하고 시중·지방은행들도 RG 발급에 참여토록 했습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엔 소형사 RG 지원을 위해 외부기관의 사업성 검증(한국선급, 회계법인)을 통과한 경우 신보·무보 특례보증을 통해 산은·기은이 수출용 RG를 발급하도록 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외부 회계법인의 사업성 검토를 통과한 선수금환급보증서(RG) 발급에 대해 면책특례 지정을 추진한다. 사진은 전라남도 해남 대한조선 전경.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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