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VS. 쿠팡이츠, 끝나지 않은 신경전
배민, 14일부터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도입
쿠팡이츠, 내년 3월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 연장
"소비자 혜택 크지만 독점 구조엔 경계 필요"
2025-04-01 14:25:22 2025-04-01 16:58:56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배민)이 오는 14일부터 포장 주문 중개에 수수료 6.8%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배달 플랫폼 간 정책 경쟁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 연장을, 배민은 마케팅 투자로 상생을 강조합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간 경쟁이 소비자에게는 유리할 수 있지만, 결국 비용 전가와 독점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 신경전 
 
배민은 오는 14일부터 입점 업체의 포장 주문 중개에 수수료 6.8%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포장 주문은 배달과 동일하게 앱에서 주문을 하지만 음식을 고객이 직접 매장에서 가져가는 서비스입니다. 식당이나 고객은 배달비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 보면 배달 중개와 동일하게 운영과 개발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합니다. 플랫폼은 상품·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연결은 주문·결제·서비스·거래·데이터 제공 등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며,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은 개발자 인력, 서버 이용료, 서비스 운영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중개 이용료를 통해 충당하고 재투자를 해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배민이 수수료를 받는 대신 앱 개편과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 프로모션에 투자한다는 것은 플랫폼과 입점 업체 모두가 상생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플랫폼이 자율적 기반에서 기술 혁신과 재투자를 통해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고, 키울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쿠팡이츠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무료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지난달 쿠팡이츠는 입점한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포장 주문 중개에 대한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년 3월까지 1년 더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주요 배달 앱 중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은 곳은 쿠팡이츠가 유일합니다. 
 
배민은 오는 14일부터 입점 업체의 포장 주문 중개에 수수료 6.8%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배달의민족)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신경전
 
거대 자본을 앞세운 쿠팡이츠의 '무료 정책'과 이에 맞서는 배민의 신경전은 해를 넘기며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두 플랫폼 간의 갈등이 심화돼 정부가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쿠팡이츠가 지난해 무료 배달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배민은 회원제 기반 무료 배달 도입하는 한편, 기존 6.8%이던 배달 중개수수료를 쿠팡이츠와 같은 수준인 9.89%로 올렸습니다. 
 
배민이 수수료를 올리자 자영업자들이 반발을 하면서 배달 플랫폼과 자영업자의 갈등으로 확대됐습니다. 결국 정부가 나서 배달 플랫폼, 자영업자 대표 단체를 한자리에 모은 상생협의체를 발족하고 12차례의 회의 끝에 상생 방안을 도출했습니다. 
 
양사는 상생안에 따라 배달수수료를 2~7.8%로 내리고 자영업자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배민은 상생안을 올해 2월 말 먼저 시행을 했고 쿠팡이츠는 4월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일단 시장 반응을 보면 쿠팡이츠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입니다. 앱 분석 기관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해 12월 사용자 수가 2243만명으로 같은 해 1월(2245만명) 대비 2만명이 줄었습니다. 반면 쿠팡이츠는 같은 기간 12월 사용자 수가 963만명으로 1월(553만명) 대비 74% 증가해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입점한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포장 주문 중개에 대한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년 3월까지 1년 더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쿠팡)
 
"소비자, 언제든 '을' 될 수밖에"
 
대표 배달앱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 중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장은 업체 간의 경쟁이 소비자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언제든 소비자가 '을'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 당장 소비자 입장에서 좋을 수 있지만 공급자는 괴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엔 비용 전가가 일어난다는 논리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 플랫폼의 경우 점주, 플랫폼, 라이더까지 공급이 세 파트인데 점주와 라이더는 영세하기에 피해를 본다"며 "비용이 존재하면 그게 어딘가에 전가될 수밖에 없는데 그 피해가 이중가격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중가격제'란 매장 메뉴 가격보다 배달 메뉴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치열한 경쟁 끝에 이뤄질 독점화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합니다. 이 교수는 "앱은 쏠림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독점화 되는 경향이 큰데 그렇게 되면 이제 소비자 입장이 완전히 을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짚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은 오는 14일부터 포장 주문 중개에 수수료 6.8%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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