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IMA …미래-한투, 맞붙는다
금융위, IMA 가이드라인 제시…25% 모험자본 투자 의무화
원금 지급은 만기 시…중도해지 시 손실 가능성 명시
IMA 1호 증권사 경쟁 본격화…상품 출시 준비 박차
2025-04-09 15:09:39 2025-04-09 15:09:39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업의 기업금융 기능 강화를 위해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제도에 관한 구체적인 운용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만 영위할 수 있어, 현재 요건을 충족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1호 인가'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 고수익 추구 '예금상품'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10개 종투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발행어음과 IMA 등 자금 조달 수단에 대해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부여하고, 원금지급 구조를 명확히 하는 등 제도를 구체화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방안에서 IMA 제도의 원금 지급 구조를 명확히 했습니다. IMA는 고객 예탁자금을 통합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운용,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계좌인데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에만 허용됩니다. IMA는 원금을 만기일에만 지급할 수 있고, 중도 해지할 경우 운용실적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폐쇄형(만기까지 환매 불가능)·추가형(자금 추가납입 가능)과 만기·성과보수형 등 상품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IMA 상품 예시. (표=뉴스토마토)
 
IMA상품은 만기 구조에 따라서 목표수익률이 달라지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구성됩니다. 만기에 원금에 수익을 더해 지급됩니다. 만약 운용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엔 원금만 지급됩니다.
 
또한 IMA 운용 자산의 70% 이상은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운용하고, 25% 이상은 반드시 모험자본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합니다. 기존에는 부동산 투자나 안정적 자산 위주로 운용이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실질적인 기업금융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발행어음과 동일하게 부동산 운용한도 10%, 모험자본 공급의무 25% 규정도 적용됩니다. 부동산 운용한도는 즉시 적용하고 모험자본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리스크 관리도 강화합니다. 발행어음과 IMA의 통합 한도를 자기자본의 200%+100%로 설정하되 발행어음은 200%로 제한됩니다. 손실충당금 제도도 함께 내실화해 고유재산을 통해 IMA 운용자산의 5%를 손실충당금으로 우선 적립하고, IMA 운용자산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만큼 추가 적립하도록 했습니다. 손실충당금이 충분히 적립된 경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출시 IMA 운용자산을 50%만 반영해 운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요건 충족 미래·한투, 1호 증권사는?
 
현재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요건에 해당하는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두 곳뿐입니다. 두 증권사 모두 IMA 계좌 인가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실제 1호 증권사 타이틀을 누가 거머쥘지 주목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종투사 IMA 인가 관련 전담조직을 만들어 빠르게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담조직을 만들지는 않지만, 유관부서에서 출시 일정을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조112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발행어음을 통해 얻은 순이익이 25%에 달하는 2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한도까지 발행 활용하고 있는만큼 IMA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인사에서도 IB1본부 인력을 줄인 반면 운용그룹 인원은 소폭 충원했는데요. 이같은 인력 배치에 IMA 사업에 본격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번 IMA 계좌 도입으로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다만 운용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로 남아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은 곧 위험도이기 때문에 목표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을 중도해지 시 손실 가능성 등으로 부담을 일부 완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는 올해 3분기부터 8조원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추가 접수해 지정하고, 4분기 안에 지정요건을 신설하는 등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4분기 내 만기 지급의무, 조달 한도 등과 관련한 시행령을 개정하고, 손실충당금 강화 규정 등을 개정할 방침입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반적인 제도를 개선해 증권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만큼, 오늘 모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중심으로 그에 걸맞는 혁신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10개 종투사 CEO와의 간담회를 열고, 종투사 제도 개선 등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사진=금융위)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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