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1. 한 보험사기 일당은 여러 명이 탑승한 상태로 외제차를 몰고 다니다가 교차로에서 차선을 넘거나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고의로 183차례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이들은 보험사로부터 치료비와 합의금 등으로 16억7000만원을 받아 가로챘으며, 병원에 입원할 경우 더 많은 합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인천 한 한방병원장을 범행에 끌어들였습니다. 해당 병원은 허위 입원을 도와주고 입원비용을 보험사에 청구해 약 4000만원을 부정 수령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앞으로 금융감독원과 보험협회, 경찰 등은 이 같은 보험사기 검거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15일부터 30일까지 경기남부청·경기북부청을 시작으로 전국 18개 시·도청과 순차적으로 '보험범죄 수사협의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수사협의회에는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및 각 지원 팀장, 생·손보협회 보험사기 담당 부장·팀장, 18개 시·도경찰청 수사과장, 수사관, 건강보험공단·근로복지공단 담당자 및 각 지부장 등이 참석합니다. 이번 협의회는 오는 5~6월 경찰의 '보험범죄 특별단속'에 앞서 보험사기 수사의 전문성 및 수사지원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자동차 고의사고 주요 특징, 병·의원이 결부된 조직적인 보험사기 행태 등 최근 보험사기 동향 분석 결과를 공유합니다. 동시에 시·도 경찰청별 관할 특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수사지원 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경찰청의 경우 안과질환(백내장 수술 등)을 통한 보험금 편취 혐의 사례 다수 포착된 만큼, 안과질환 관련 주요 보험사기 유형 및 의료차트 분석 등을 통한 보험사기 혐의 입증 방법 관련 사항 등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금감원이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 후 경찰에 수사의뢰한 사건의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원활한 수사 진행을 위한 지원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점차 전문화·지능화되는 보험사기 대응을 위해 최근 보험사기 수법 및 적발 기법 등을 공유합니다. 보험사기 수사관의 전문성 제고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해 8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으로 금감원의 유관기관에 대한 자료요청권이 신설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협의회에선 경찰청이 보험사기 혐의자의 구체적인 채증 자료를 금감원을 통해 일괄 제공 받아 신속하게 수사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입니다. 기관별 건의사항을 청취해 유관기관간 공조가 견고히 유지될 수 있는 방안도 다룰 예정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속한 수사지원을 위해 금융감독원, 각 시·도 경찰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근로복지공단 담당조직 간에 핫라인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수사협의회 논의사항은 경찰청 및 유관기관별 해당 업무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보험사기에 대해서는 상시 연락체계가 구축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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