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지그재그·에이블리 등 국내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 C커머스에서 여전히 반값 이상에 판매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같은 상품으로 추정되는 제품이 지그재그와 테무에선 상반된 가격 차이를 보였는데요. 우선 지그재그에서 판매 중인 '체인 스트랩 복조리 글로시 백팩'의 경우 가격은 이날 기준 1만6800원입니다. 반면 테무에서는 '스타일리시 여성용 백팩' 명칭으로 불리우는 같은 제품이 1만145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알리에선 그보다 더 져렴한 8808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지그재그·테무에서 판매 중인 핸드백 제품 이미지. (사진=지그재그·테무 앱 캡처)
그 밖에 에이블리에서 일명 '구름백' 명칭에 판매되고 있는 해당 가방의 가격은 1만6800원이지만 알리에서 같은 제품으로 추정되는 상품의 가격은 4600원인데요. 판매 명칭만 다를 뿐 외관상 규격 등은 모두 일치했습니다.
C커머스의 출현으로 소비자의 쇼핑 선택권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패션 커머스와 비교해 이용자 수 증감 추이는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각각 912만4000명, 823만4000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쿠팡에 이어 2~3위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에이블리의 MAU는 936만명, 지그재그는 426만명 수준에 그쳤죠.
똑같은 제품이 두 채널에서 큰 폭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면, 소비자들은 가격 비교가 가능하므로 C커머스가 시장 내 우위 자리를 선점하게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요.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차별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합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C커머스와 지그재그와 같은 패션 커머스 간 가격 차이가 너무 나면 그 갭을 어떻게 메꿔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우선적으로는 고객에 대한 메리트를 주는 것이 중요한데 차별화 콘텐츠를 확대하고, 플랫폼 편의성 혜택을 늘리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련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향후 업계 시장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 못 한다"며 "대응에 나서야 하는데 세밀한 가격 비교 기능의 도입이 필요하며, 그다음으로는 자사 만의 PB를 개발해 해당 사이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제품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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