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최근 토스뱅크와 하나카드가 함께 출시한 '토스뱅크 하나카드 Wide(토스와이드)' 이용자들이 사전 공지 없이 갑작스러운 혜택 축소를 겪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같은 날 결제한 건임에도 할인율이 다르게 표시되면서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토스뱅크와 하나카드 측은 전산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고 해명했습니다.
고지 없이 할인율 축소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와이드는 국내외 전 가맹점 2% 청구할인을 제공하는 알짜 카드입니다. 연회비 2만원에 전월 실적 기준 40만원만 채우면 2%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월 할인 한도도 10만원으로 높은 편입니다. 실적 제외 대상 기준 역시 다른 카드에 비해 까다롭지 않아 범용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할인율이 지난 22일 갑작스럽게 2%에서 1%로 축소 표시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이용자는 "3월에 실적을 채워서 4월에 다른 결제 건은 모두 2%를 받았다"면서 "22일 385만원 상당의 안마의자를 결제했더니 갑자기 1% 할인이 적용됐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이게 단순 오류인 건지 무통보 혜택 축소인 건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토스와이드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지만, 특정 가맹점에 특화된 카드가 아닌 범용 신용카드입니다. 다른 특화 카드들에 비해 할인율이 높지 않지만 모든 가맹점에서 2% 할인을 제공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2%에서 1%로 할인율이 감소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혜택이 절반으로 순감하는 셈입니다.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 제15조 6항에 따르면 카드사가 부가서비스를 변경하는 경우를 서면교부·우편·전자우편·전화·팩스·휴대폰 메시지 중 서로 다른 2가지 이상 수단으로 알려야 합니다. 이는 카드사가 부가서비스를 변경하거나 중단할 때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만든 조치입니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사전 공지 없이 이뤄져 소비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직접 고객센터에 문의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22일 결제 건 중 하나는 2%가 적용됐고 다른 하나는 1%로 적용됐다. 사진은 '토스뱅크 하나카드 Wide' 이용자 카드 내역 모습. (사진=이용자 앱 내역 캡처)
오전·오후 다른 혜택 표시
다른 이용자들도 22일 결제 건부터 할인율이 1%로 적용되는 현상을 겪으면서 단순 오류인지 일괄 혜택 축소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심지어 오전에는 2%가 적용되고 오후에는 1%가 적용되면서 혼란이 커진 상황입니다.
한 이용자는 "오전까진 2% 청구할인을 받았는데 오후 결제 건부터 1%가 적용됐다"며 "혜택이 반토막 난 상황인데 공지도 없이 혜택을 낮추는 건 무슨 상황이냐"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이용자는 "최근 토스뱅크와 하나카드가 분쟁을 겪으면서 서로 기싸움하는 거 아니냐"며 "시기가 너무 절묘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앞서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 17일 제휴 계약 조건을 문제 삼아 하나카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토스가 되레 패소하면서 하나카드에 28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토스는 항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 간 분쟁은 서비스 비용 부담에 대한 조항 해석 차이로 불거졌습니다.
다만 하나카드와 토스뱅크 측은 실제 할인 혜택은 2%가 유지된 상태에서 표기상 오류가 났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분쟁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니고 전산망 배치 작업 중에 오류가 난 것"이라며 "현재 유관부서가 오류를 확인했고 정상화되도록 조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혜택이 축소되거나 그럴 계획은 없고, 앱 화면상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며 "전표가 매입되는 시점에는 2% 청구할인으로 정상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하나카드에서 토스뱅크 앱으로 넘어올 때 표기상 오류가 난 것"이라며 "이미 판매한 상품이기 때문에 임의로 축소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후에 할인이 적용될 때는 정상적으로 2%로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전산망 배치 과정에서 오류가 난 것"이라며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토스뱅크 하나카드 Wide' 모습. (사진=하나카드 홈페이지)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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