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건설의 에너지 확장)③SK에코플랜트, IPO 앞두고 '재무개선 속도전'
매년 불어난 차입금에 환경·에너지 핵심 자회사 매각 추진
에센코어·SK에어플러스 인수 계기…반도체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
내년 7월 'IPO 시계' 돌아가…연내 실적·재무 성과 보여야
2025-04-25 06:00:00 2025-04-2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1: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건설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 간 먹거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너지사업 진출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에너지 플랜트 사업 수주 시 단순 시공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직접 개발에 나서거나 금융을 주선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에너지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건설사들의 사업 현황과 계획을 점검하고, 이러한 변화가 재무적 여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그간 환경·에너지사업 진출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온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 ‘리밸런싱’에 집중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다. 특히 내년 7월 반드시 기업공개(IPO)에 나서기로 선언하면서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성과가 필요한 실정이다.
 

SK에코플랜트 본사.(사진=IB토마토 DB)
 
자회사 매각 나선 SK에코플랜트…과중한 부채 탓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현재 환경 자회사인 리뉴어스(옛 EMC홀딩스)와 리뉴원(옛 대원그린에너지), 해상풍력·특수선 자회사 SK오션플랜트(100090)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233.0%, 총차입금의존도는 40.0%로 나타났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2년 말 256.0%에서 2023년 말 237.6%, 지난해 233.0%로 매년 감소해왔다.
 
그러나 이 기간 총차입금은 4조9164억원, 5조6018억원, 6조7350억원 등으로 매년 약 1조원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우선주(CPS) 발행, 자회사 편입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부채비율이 매년 하락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의 자본총계는 2022년 3조7391억원에서 2023년 4조4145억원, 2024년 5조61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0년부터 환경·에너지부문 신사업 추진을 위해 ‘볼트온’(동종업계 기업 인수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전략) 방식의 인수·합병(M&A)에 나서왔지만, 이에 따른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당시 인수 기업들의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우선 리뉴어스의 지분 75%, 리뉴원 지분 100%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약 2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인수 후보사들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가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오션플랜트의 지분 37.6%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당초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오션플랜트의 지분을 약 5000억원에 매각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IPO 노선’ 튼 SK에코플랜트…환경·에너지→반도체 종합 서비스
 
SK에코플랜트의 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 매출 규모는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해왔다. 환경사업 매출은 2022년 9815억원에서 2023년 1조3528억원, 2024년 1조6843억원으로 2년 만에 71.6%의 성장세를 보였다. 에너지사업 역시 2022년 1조1806억원에서 지난해 1조9311억원으로 63.5% 성장했다. 이 기간 건설부문인 솔루션사업의 매출이 5조원대에 머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성장률을 나타낸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처럼 고도 성장을 이뤄낸 환경·에너지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반도체 종합 솔루션’ 사업에 녹여낸다는 방침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SK그룹 계열사인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인수하며 양질의 반도체 기업들을 품은 바 있다. 또한 SK하이닉스(000660), SKT(SK텔레콤(017670)) 등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기대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당사의 포트폴리오는 기존의 사업 모델에 반도체 종합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0년부터 시작한 M&A와 기업의 체질 개선 경로를 재정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이 같은 핵심 자회사 매각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내년으로 계획된 IPO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내년 7월로 예정된 IPO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선 내년 초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다만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은 현재 계획대로 추진될 예정인 반면, 환경·에너지 자회사 매각 계획은 변동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리뉴원, 리뉴어스, SK오션플랜트 등 자회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나, 이와 관련한 어떠한 사안도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격 등 종합적 측면을 고려해 적절한 딜 만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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