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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25일 17:5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MG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상각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축소되면서 자산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로
메리츠증권(008560)에 빌린 고금리 차입금까지 정리하면서 수익성 회복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2분기에는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도 기대된다.
PF 부실채권 1169억원 정리…건전성 개선 '고무적'
25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MG캐피탈은 지난 1분기 부실채권 자산 1169억원을 상각했다. 상각은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을 재무제표에서 덜어내는 작업이다. 해당 금액만큼 비용으로 인식하며, 미리 적립해뒀던 대손충당금에서 차감한다. MG캐피탈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말 기준 1479억원이다.
상각한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MG캐피탈은 지난해 영업자산 2조4794억원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이 4898억원으로 19.8%를 차지해 양적 부담이 큰 편이다. 변제순위에서 중·후순위 비중이 69.5%로 높아 질도 떨어진다.
지난해 건전성은 매우 저하된 상태였다.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이 1743억원으로 전년 대비 89.9%(825억원) 늘어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9%에서 11.0%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체액은 748억원에서 1073억원으로 불었고 연체율은 3.2%에서 6.8%로 상승했다.
이번에 상각된 부실채권 규모를 고려하면 1분기 건전성 지표는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건전성 분류 대상 채권인 1조5824억원을 기준으로 추정치를 살펴보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6% 수준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실제 효과는 1분기 부실채권 신규 발생과 기존 채권 재분류가 어느 정도 이뤄질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고정이하여신 전 단계인 요주의이하여신이 지난해 기준 4075억원에 달해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25.8%로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해당 채권들은 회수 여건에 따라 고정 이하 단계로 재분류될 수 있어서다.
MG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각 이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7% 수준으로 예상된다”라면서 “PF 자산 축소하며 산업과 리테일금융 위주로 자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실채권 정리 효과가 반영되면 수익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기본적으로 고정이하여신은 무수익여신으로서 운용수익률 저하 배경으로 작용한다. 또한 건전성을 관리하면서 들어가는 대손비용은 순이익 저하의 핵심 원인이 된다.
MG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이 –726억원으로 대규모 적자가 났는데, 대손비용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1411억원 인식한 탓이 컸다. 대손비용률은 1.8%에서 4.6%까지 뛰었다. 올해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부실채권 상·매각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최대주주 유상증자 덕에 고금리 차입금 상환
대손비용과 함께 여신금융 수익성 한 축을 담당하는 이자비용도 개선 전망이 긍정적이다. 높은 금리로 부담이 매우 컸던 메리츠증권 차입금을 이번에 정리하게 되면서다. MG캐피탈은 최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다음 달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지원을 받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105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상환 대상은 지난해 5월 메리츠증권에 빌린 1048억원이다. 당시 MG캐피탈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편입되기 전이었는데, PF 부실 문제에 주요 출자자와 운용사 간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외부 조달이 어려웠다. 5월~8월 사이에는 공모 조달이 아니라 투자금융 자산을 담보로 메리츠증권에 총 3100억원을 차입하면서 유동성에 대응했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메리츠증권에서 차입한 건들은 금리가 매우 높은데, 이번에 상환하는 부채도 이자율이 8.5%다. MG캐피탈이 지난해 4분기 공모 재개로 발행한 사채의 금리는 5.5%~5.6% 범위였다. 최근에는 발행금리가 4.3%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메리츠증권 차입금은 이자비용 측면에서 그만큼 부담이 컸던 부채다. MG캐피탈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총 1392억원인데 각 구성별로 ▲차입부채이자 426억원 ▲사채이자 841억원 ▲유동화차입금이자 123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메리츠증권 부채가 포함되는 차입부채이자는 전년 대비 78.3% 증가했다.
이번에 1050억원을 상환하면 메리츠증권에 빌린 차입금은 모두 정리된다. 앞서 부실채권 자산 상각과 함께 고금리 차입금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올해 1분기의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건전성이 저하되지 않는 이상 대손비용이 좀 더 적게 나올 전망”이라면서 “1분기까지는 실적이 저조할 수 있는데, 2분기부터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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