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카카오 흔드는 '정치 그림자'…투자 전열 재정비
배재현 전 총괄 투자 리스크에 투자전략·M&A 동력 상실 우려
신세계 결제 플랫폼 인수 협상 중단…"본사 차원 인수 중단 지시한 듯"
6000억원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안산 데이터센터 대비 41% 확대
2025-08-01 06:00:00 2025-08-0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0일 16: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카카오(035720)가 그룹 투자 기조 전면 재조정에 나섰다. 핵심 인사였던 배재현 전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정치권 연루에 이어 주요 인수·합병(M&A)에서 연이어 잡음이 불거지면서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자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M&A로 외형을 키워온 카카오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미래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카카오)
 
‘선택과 집중’ 택한 카카오…AI·카카오톡에 전사 역량 집중
 
30일 카카오는 최근 그룹 전략 방향을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 중심의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하면서 실적과 함께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의도다. 일부 임원진들의 정치권 이슈로 투자 컨트롤타워 공백이 불거진 가운데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CA협의체가 권한을 이행받아 수행 중이다. 특히 배 전 CIO 퇴진 이후 해당 보직은 공석 상태다. 내부에서 비핵심 사업으로 평가된 일부 투자안은 본사 차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카오페이(377300)는 올초 신세계(004170)그룹과 손잡고 간편결제사업 확장을 위해 간편결제 플랫폼 ‘쓱페이·스마일페이’ 인수를 적극 추진했으나 6개월 만에 인수 철회를 통보한 상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약 4000억원대 인수금액과 세부 조건까지 합의에 도달한 상황이었으나 막판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전면 중단 지시가 내려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카카오페이는 과거 개인정보 유출 및 알리페이 이슈 등으로 대외 신뢰도가 흔들린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보다 리스크 최소화가 우선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쓱페이의 향후 성장성 보다는 AI 중심 투자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카카오는 최근 SK스퀘어 지분 4300억원가량을 매각하는 등 대규모 AI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 기조가 AI 사업을 중심으로 정해진 만큼 당분간 관련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래 사업 성장을 위해 해당 인수 건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신세계그룹과 협의를 거쳐 논의를 종료하기로 했다”며 “현재는 AI와 카카오톡 기반 서비스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대규모 투자 발표…실적 반등 가능할까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AI와 데이터센터 등 신기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남양주 왕숙지구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2029년까지 약 6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안산 데이터센터(4249억원) 대비 41.20%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AI 중심 투자 이외의 분야에서는 투자 전략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18년부터 조 단위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이어오던 카카오는 지난해 처음으로 104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투자액을 급격히 줄였다. 연결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18년 1조2607억원, 2019년 4142억원, 2020년 1조2607억원, 2021년 3조3410억원 ,2022년 1조5741억원 ,2023년 1조779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정치권 수사 및 사업 불확실성과 맞물려 카카오의 투자 여력이 축소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적 부진도 이어진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1% 줄어든 1조9506억원, 영업이익은 5.75% 감소한 1263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2분기 저점을 딛고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남효지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이미 2분기부터 광고 사업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 톡 개편에 따라 광고 시장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동시에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도 카카오 그룹은 사업 성공에 필요한 기술, 발행, 유통, 운용까지 많은 요소를 갖추고 있어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 "특히나 정부의 AI 육성 기조는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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