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토마토 박주용·김성은·김유정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7일 당의 21대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습니다. 이 후보의 경선 누적 득표율은 89.77%로,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90%에 가까운 득표율은 당내 지지가 확고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7년 대선 경선 득표율 78.04%,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2년 대선 경선 득표율 83.97%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이 후보가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본선에 직행함에 따라 대권 고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전망입니다.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세론' 확인…정권교체 열망 모아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경선에서 전국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결과와 재외국민선거인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최종 득표율 89.77%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대선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 후보는 마지막 경선인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도 91.54%(32만1044표)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습니다. 4차례 순회 경선에서 모두 승리한 이 후보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선 본선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여파로 치러지며 '내란 종식'이 민주당 지지층의 최대 화두로 오른 만큼,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열망이 이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반영됐단 평가가 나옵니다.
최종 2위는 득표율 6.87%를 기록한 김동연 후보가 차지했습니다. 김동연 후보는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5.46%(1만9143표)를 득표해 김경수 후보(3.01%, 1만542표)에 앞섰고, 누적 득표율에서도 김경수 후보를 제쳤습니다. 김경수 후보는 최종 득표율 3.36%를 기록해 3위에 머물렀습니다.
이 후보는 4차례 지역 순회 경선에서 90%가량의 지지를 받으며 '대세론'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전날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권 경선에서 89.04%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흥행 '경고등'이 우려됐던 호남권 투표율도 53.59%까지 끌어올리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입니다. 김동연·김경수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7.41%, 3.90%로, 호남권에서도 한 자릿수 득표율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국민행복 시대 열겠다"…이재명 수락 연설
이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며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민 대통합으로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라며 "도약과 퇴행의 대결이다. 희망과 절망의 대결이자 통합과 분열의 대결"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특히 이 후보는 "트럼프 2기가 불러온 약육강식의 무한대결 세계질서, AI(인공지능) 중심의 초 과학기술 신문명시대 앞에서, 우리 안의 이념이나 감정 이런 것들은 사소하고도 구차한 일"이라며 자신의 정책 기조인 실용주의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자신이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하며 "먹사니즘의 물질적 토대 위에 잘사니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으로 도약하자"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다음 정부가 만들 미래 국가 청사진으로 △AI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으러 몰려오는 첨단 산업 강국 △대한민국이 고루 발전하는 균형발전 국가 △튼튼한 안보강국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가는 모범적 민주국가 △통합과 조화의 '잘사니즘' 행복국가를 제시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명 연대 '변수'…성사 시 양자대결 구도
이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서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개혁신당의 3자 경쟁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의 2차 경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는 29일 2차 컷오프를 통해 결선에 오를 2명의 후보를 선출하게 됩니다. 이어 다음 달 3일엔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최종 확정됩니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 일정의 변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여부입니다. 한 권한대행이 이르면 30일 공직에서 물러나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후보 대부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긍정적입니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확정한다면 이후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혁신당은 지난달 18일 이준석 의원을 일찌감치 대선 후보로 확정했습니다.
민주당을 제외한 각 당 후보들의 '반이재명 연대', '보수 빅텐트 단일화' 등의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한 권한대행을 포함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후보 단일화 합의에 따라 이 후보와 범보수 단일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가 짜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고양=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고양=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고양=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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