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재명·김문수·이준석·권영국이 말하지 않은 것들
2025-05-27 06:00:00 2025-05-27 06:00:00
5월 27일 주요 대선 후보들의 3차 토론회가 열린다. 주제는 정치와 외교·안보 분야이며 그동안 해온 토론을 총결산하는 의미도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다자 구도 속에서 6차에 걸쳐 토론회가 진행된 2017년 대선에 비해 큰 아쉬움을 남긴다. 후보자들에게도 '왜 다른 후보자에게 이것을 따져 묻지 않는지' 질정하고 싶다. 각 후보에게 두 가지씩을 질문한다. 
 
먼저 기호 2번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질문이 아닌 규탄이다. 첫째,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정원 제1차장 등 국민의힘이 음해한 인사들에게 사죄하고 주동자를 문책하라. 국민의힘의 탄핵 승복 선언은 면피에 불과하다. 탄핵은 스포츠 판정이 아니다. 일차적으로 사실관계를 가리는 것이다. 진실을 말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줘놓고 곱게 넘어갈 생각을 하고 있는가.
 
둘째, 윤석열 씨를 사면하거나 감형할 텐가? 아직 재판이나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둘러대지 마라. 윤씨의 내란 범행은 생중계되었고 포고령부터가 '빼박' 물증이다. 국민의힘은 이 이상의 질문을 받을 수준이 안된다. 내란 종식에 나서지 않는 이상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남(他者)'이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도 내란과 사면 관련 문제를 내겠다. 첫째, 용산 참사 희생자를 모욕한 이인기 씨 같은 인물을 영입한 것도 모자라 홍준표 씨에게 응원과 추파를 보낸 것을 국민에게 사과하라. 홍씨는 시종 탄핵을 반대하고 내란죄 무죄를 주장했으며 박정희 동상도 세웠다. 내란보다 내란 종식론이 먼저 종식될 것 같다. 
 
둘째, 이화영·정진상·김용·김인섭과 조국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면할 것인가? 유죄를 선고받는 주변인들을 비호한다면 이 후보의 연루 의혹도 극대화된다. 조국 씨는 공문서위조와 감찰 무마 등 자신의 죄를 인정한 적이 없다. 일반사면제를 악용한 피고인 셀프 사면을 할지도 답하라. 형사소송법 제306조 개정으로 대통령의 재판을 중단시키는 위인설법은 내려놔라. 공판절차 정지 조항은 심신 상실자나 환자를 위한 것이다. 대통령을 여기 왜 끼우나. 
 
다음은 기호 3번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첫째, 젊은 여성들과 이 땅에서 오래 같이 살아갈 자신이 있는가?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보다 비호감도가 높고, 특히 전 세대 여성의 비호감도가 높으며, 청년 여성의 비호감은 압도적이다.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건 젊은 정치인에 대한 어렴풋한 기대감 때문이지 안티 페미니즘의 성과가 아니다.  
 
둘째, 원전 증설이 시급하다면서 왜 서울 내지 수도권에 원전을 짓겠다는 공약을 하지 못하나? (물론 탈원전론자에게는 필요 없는 정책이다.) 기술적 가능성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긍정한 바 있다. 한강은 체코 원전 냉각수로 쓰일 이흘라바강보다 수량이 훨씬 많다. 삼척과 영덕은 포기하라. 전력 수요가 많은 지역에 짓는 것이 윤리적이고, 송배전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이름은 '서울 1호기'도 좋고 '준석 1호기'도 좋다. 
 
마지막으로 기호 5번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첫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 외교는 진보적인가? 한국의 진보 진영은 독재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이다. 민주와 비민주 사이에 균형은 있을 수 없다. 
 
둘째, 개헌 방안을 만들면 지방분권도 넣을 것인가? 지방분권의 불평등과 반복지 경향은 이준석 후보가 법인세 및 최저임금의 지역 차등화 공약으로 알기 쉽게 보여주었다. 지방분권은 보수파에게는 어울릴 수 있는 정책이다. 남이 간다고 하니 진보파도 거름 지고 장에 갈 텐가.
 
김수민 정치평론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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