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1일에도 '1강(이재명)-1중(김문수)-1약(이준석)' 구도는 이어졌습니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판세가 지속되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얼마나 많은 표를 얻고, 얼마나 큰 격차로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다만 막판 변수는 '보수층 결집'입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샤이 보수'와 12·3 비상계엄 사태로 등을 돌렸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결정에 나서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추격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득표율과 최종 투표율이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①이재명 트리플 크라운
어대명 구도 속 주목할 점은 이재명 후보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시행 이후 역대 대선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입니다. 앞서 최다 득표수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얻은 '1639만4815표'입니다. 최고 득표율은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기록한 '51.55%'입니다.
최대 격차는 2007년 17대 대선과 2017년 19대 대선에서 나타났습니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8.67%의 득표율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26.14%)를 22.53%포인트 앞질렀습니다. 이번 대선과 같이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1342만3800표(득표율 41.08%)를 얻어 당선됐습니다. 낙선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785만2849표·24.03%)와의 표차는 557만951표(17.05%포인트)로 역대 최대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최다 득표수, 최고 득표율, 최대 격차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면 역대 대통령 중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는 것은 물론 향후 국정 운영에도 큰 힘을 받게 됩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에서 아슬아슬한 격차와 압도적 격차로 당선되는 것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며 "이재명 후보가 공약대로 정책을 시행하려면 큰 격차로 승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1일 오전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유세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②샤이 보수
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상계엄과 윤씨 탄핵을 거치며 보수 정권에 실망했던 유권자들이 '이재명은 안 된다'는 기치 아래 다시 결집하는 양상입니다.
실제 20% 안팎에 머물렀던 김 후보 지지율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무산 후 30%대로 뛰었습니다. 샤이 보수의 움직임은 김 후보 득표율 40% 돌파 가능성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김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지며 보수 결집세를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박 전 대통령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대구 서문시장을 찾으며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또한 보수 결집을 경계하며 '보수 텃밭'인 영남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1일 경북 안동과 대구에 이어 울산, 부산을 돌며 영남권 집중 유세에 나섰습니다. 그는 안동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영남 지역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③이준석 10%
범진보 진영의 경우 이재명 후보의 '일극 체제'가 두드러진 반면 범보수 진영에서는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이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준석 후보가 두 자릿수의 득표율을 얻을 경우 대선 후 벌어질 '보수 재편'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까닭이죠.
이준석 후보는 자신이 '보수 적자'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계엄에 반대하고 윤씨 탄핵에 찬성 입장을 냈으며,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때려 왔는데요. 이렇다 보니 주요 지지 기반인 청년층을 비롯해 일부 보수층 표심이 이준석 후보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지난달 27일 진행된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 장남을 겨냥한 성폭력 묘사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시도가 되레 역풍으로 작용해 득표율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④최종 투표율
최종 투표율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분노와 '탄핵 정국' 종식을 위한 국민적 열망이 얼마나 투표로 이어질지 관건입니다.
역대 대선 전국 투표율은 △13대(1987년) 89.2% △14대(1992년) 81.9% △15대(1997년) 80.7% △16대(2002년) 70.8% △17대(2007년) 63% △18대(2012년) 75.8% △19대(2017년) 77.2% △20대(2022년) 77.1%입니다. 2000년대 들어 대선 투표율은 80%를 밑돌고 있습니다.
높은 사전투표율로 본투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29~30일 치러진 사전투표는 최종 34.74%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전국 단위 선거에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이번 대선의 본투표율 증가 요인은 보수층 결집과 20대 투표율"이라며 "사전투표율이 낮았던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층 결집이 강하게 이뤄지고, 통상 투표율이 낮았던 청년층이 투표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