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엔터 지분 매각…속내는
CB 풋옵션 대비용 현금 유동성 확보 필요
SM 경영권 참여 어려움도 배경
중국 진출 전략과 맞물린 행보
2025-06-02 16:27:03 2025-06-03 15:19:4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하이브(352820)가 에스엠(041510)(SM) 지분 보유분 전량을 중국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의 이번 결정을 2021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기간 도래, 해외 시장 확장 등에 대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30일 SM의 지분 9.38%(221만2237주)를 주당 11만원, 총 2433억원에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습니다.
 
업계는 하이브가 현금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SM 지분 매각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2021년 4400억원 규모 3차 CB를 발행한 바 있는데 지난해 10월 4000억원 규모의 4차 CB 발행함으로써 3차 CB 풋옵션 도래(올해 11월5일) 전 조기 상환을 완료했습니다. 4차 CB 풋옵션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으나, 이번 매각을 두고 향후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다른 매각 이유로는 카카오(035720)가 SM의 최대 주주로 오르면서 하이브 지분만으로는 경영권 참여에 어려움이 따르는 등 지분 보유에 따른 실질적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거론됩니다. 이에 사업적 가치가 없어진 SM 지분의 매각 시점을 하이브가 조율해온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하이브는 2023년 2월 SM 경영권 인수전에 참여해 이수만 전 총괄로부터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인수했습니다. 이후 같은 가격으로 추가 공개매수를 시도했지만, 카카오와의 경쟁에서 밀려 0.98%만 추가로 확보해 최종 15.78%의 지분을 보유했습니다. 같은 해 3월 카카오의 주당 15만원 공개매수에 전량을 청약해 8.62%를 매각, 5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지만, 이수만 전 총괄의 풋옵션 행사로 SM 지분 3.68%를 추가 인수하며 최종 지분율은 12.58%로 조정됐습니다.
 
이후 2024년 5월 하이브는 일부 SM 지분을 주당 9만 원에 블록딜로 처분해 지분율을 10% 이하로 낮추며 683억 원을 현금화했으나, 주당 12만원에 매입한 물량을 팔면서 2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번 매각이 단순한 손절이 아닌, 중국 시장 확장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이브는 2023년 텐센트와 중국 내 음원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일본, 북미, 남미에 이어 최근 중국 베이징에 하이브 차이나를 설립했습니다.
 
최근 중국 내에서 제한적이나마 일부 한류 콘텐츠를 허용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꼽힙니다. 업계 일각서는 하이브가 중국 시장 내부의 분위기 변화 조짐을 포착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법인 설립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요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도 콘서트 대신 소규모 팬미팅이나 일부 무대 허용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 내 한국 엔터 산업에 대한 투자 움직임도 일부 확인된다”고 전했습니다.
 
하이브가 보유 중인 에스엠 지분을 전량 중국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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