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이재명정부에서 검찰·감사원 개혁 등을 이끌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오광수 대륙아주 변호사가 내정되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5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수통' 출신인 오 변호사는 검찰 재직 당시 윤석열씨와 근무연으로 얽혀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습니다. 윤씨는 검찰총장 당시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에 반발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놓고 정권과 갈등을 빚은 끝에 정치권으로 뛰어 20대 대통령까지 당선된 바 있습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을 거친 오 변호사의 검찰 이력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오 변호사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최재경 전 민정수석(박근혜정부), 윤씨 등으로 이어지는 특수통 계보로 봐야 하는데, 이재명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으로선 부적합하다는 겁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오 변호사는 2006년 대검 중수부 2과장으로 재임할 당시 연구관이었던 윤씨와 함께 근무했습니다. 당시 중수부장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였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사이가 매우 끈끈하다는 평이 나옵니다.
오 변호사는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사건' 주임검사를 하다가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마지막으로 2015년 검찰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박영수 전 특검, 윤석열씨 등과의 끈끈한 인연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이후로도 이어진 걸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박 전 특검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특검을 꾸릴 때 수사팀장으로 윤씨를 발탁했는데, 특검보로는 오 변호사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역할을 합니다. 박 전 특검이 윤씨와 오 변호사를 얼마나 각별히 아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오 변호사는 결국 특검팀에 합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 변호사는 당시 수사를 받고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변호인으로 합류했습니다.
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전날인 4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 "오 변호사는 윤석열·윤대진 검사와 중수부에서 같이 근무한 특수통 검사"라며 "친윤(친윤석열) 검찰들이 환호할 인사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시민단체도 검찰 출신이 민정수석에 기용되는 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참여연대는 5일 성명을 내고 "민정수석은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자리로, 과거 검사 출신이 임명되어 검찰 수사 및 인사에 정권이 개입하는 통로이자 동시에 검찰이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통로로 작동해 큰 비판을 받았다"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검사 출신 민정수석의 임명은 검찰개혁의 동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4월18일 문형배·이미선 전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면서 공석이 발생한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로 거론되는 최은주 판사도 윤씨와 간접적 관련이 있습니다. 최 판사는 윤씨가 검찰에 근무할 당시 측근으로 알려진 '소윤' 윤대진 전 검사장의 부인입니다. 윤 전 검사장도 특수통입니다.
2020년 <뉴스타파>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나온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의 주장에 따르면, 윤 전 검사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 간부들에게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도록 해야 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윤 전 검사장은 이를 부인했으나 윤 전 국장이 그런 말을 했다고 알려진 시점으로부터 나흘 뒤인 2019년 8월27일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고, 조 전 장관은 35일 만에 사퇴했습니다. 이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씨였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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