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CC이사회 점검)②진에어, 변화보다 '재무 안정'에 무게
멤버 변동 잦은 LCC 업계서 3년째 변동 '무'
수익성 상위권…고이자 차입금 조기 상환으로 재무 개선
재무 취약한 LCC 통합 예정…재무 충격 최소화 과제
2025-06-25 06:00:00 2025-06-2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18: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는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 기구라는 점에서 그 구성만으로도 해당 기업의 지향점과 전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한 항공산업, 그중에서도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저비용항공사(LCC)는 동일한 외부 충격에도 대형항공사(FSC)보다 더 큰 타격을 받기 쉽다.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LCC 업계일수록 이사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LCC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환율 기조에 감소를 겪고 있고, 올해는 지배구조 변화까지 맞물린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LCC 업계의 이사회 구성을 통해 각사가 이 같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고자 하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진에어(272450) 정기주주총회에서 박병률 대표이사와 곽주호 재무본부장 연임 안건이 통과됐다. 두 사내이사가 연임한 배경을 두고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에어가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을 통합할 예정이라 합병에 따른 재무 충격이 예상된다. 이에 이전부터 이사회를 이끌었던 멤버를 연임시킴으로써 재무 건전성 강화를 지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 진에어 이사회는 고환율 기조 속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고, 재무건전성을 큰 폭으로 개선하는 등 진에어를 빠르게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다.
 
(사진=진에어)
 
변화보다 안정 택한 멤버 구성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진에어 정기주주총회에서 박병률 대표이사와 곽주호 재무본부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가결됐다. 진에어 이사회 멤버 임기는 3년으로 두 사내이사는 오는 2028년 3월까지 사내이사로 활동한다. 진에어 이사회는 2022년 3월 이래로 멤버 변동 없이 3년 이상 운영되는 중이다. 최근 2~3년 사이 이사회 멤버에 변동이 있었던 업계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이에 이사회 구성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내이사 연임이 가능했던 원인은 현 이사회의 성과가 경쟁사에 비해 우수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국적 LCC 중 재무건전성을 가장 빠르게 개선한 기업으로 꼽힌다. 진에어는 지난 2023년 단기 차입금 400억원을 상환하며 단기차입금을 모두 털어냈다. 장기차입금 역시 없다.
 
차입금이 없는 탓에 이자 비용은 과도하게 커지지 않고 영업 상황에 맞게 집행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진에어가 지출한 이자 지출은 영업에 필요한 유형자산과 관련된 사안이 대부분이다. 진에어가 이자 명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74억원으로 모회사 대한항공(003490)에 지급한 항공기 리스 이자, 사무실 임대 이자가 대부분이다.
 
이자 부담이 높았던 영구채(1370억원)도 지난 2023년까지 남아 있었지만, 스텝업 조항이 발동되기 전 모두 조기 상환했다. 특히 2021년 8월 발행한 영구채(750억원)는 최초 이자율 6.8%로 발행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11.8%로 이자율이 오르는 조건이었다. 진에어는 이자 부담을 피하기 위해 2022년 해당 영구채를 상환했고, 2022년 발행된 나머지 영구채 620억원(이자율 8.6%)도 2023년 모두 상환했다.
 
조속한 차입금 상환이 가능했던 원인은 높은 수익성에 기반한 원활한 현금흐름 때문이다. 해외여행제한 규제가 종료된 다음 해인 2023년부터 연간 영업이익률은 10%(2024년 11.2%, 2023년 14.3%)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에어부산과 더불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진에어가 확보한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4174억원, 2024년 3290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고환율로 인해 LCC업계 전반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반면 진에어는 영업이익 5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709억원)은 줄었지만 수익성 방어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LCC업계에서 성과가 가장 우수한 편이라 평가된다.
 
 
3사 통합 임무…재무체력 강화 과제
 
진에어는 향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병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함께 산하 LCC도 하나로 합친다는 계획에 따라서 통합이 이뤄진다. 다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진에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 진에어가 두 항공사를 통합하면 차입금 증가 등 현재 건전한 재무 상태가 뒤바뀔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에어부산은 부채비율 707%, 에어서울은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가 마이너스)상태라 부채비율 산정이 불가능하다. 또한 에어부산은 최근 고금리 영구채를 새로운 영구채로 차환해 일시적으로 이자 부담을 낮췄지만, 새 영구채 역시 스텝업(시간 경과에 따른 금리 인상) 조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추후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자 비용이 늘어난다. 반면 진에어는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 337%로 LCC 업계 중 가장 부채비율이 낮다. 세 항공사가 하나로 합병되면 부채비율 증가 및 이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현 진에어 이사회는 이전 재무 성과를 바탕으로 통합 전까지 꾸준히 재무 건전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 주체인 진에어가 재무적으로 탄탄해야 향후 합병에 따른 재무 건전성 저하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최근 항공업계 업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환율이 하락 추세를 그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비용 증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진에어 이사회는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된다. 관련 업계 역시 올해 진에어가 통합에 앞서 수익성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에어 측은 안정을 택한 이사회 구성 및 향후 이사회 운영 방향을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현 이사회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낸 성과 등을 인정받았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통합 LCC 출범까지 남은 임무를 안정적으로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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