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한국 방산 멈칫…글로벌 방산은 계속 간다
K방산 올해 160% 급등 후 한달 새 제자리
글로벌 방산주 최고가 행진…독일·이스라엘 기업 주목
나토 방위비 증액하면…방산주 몰래 웃는다
2025-07-16 06:00:00 2025-07-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두 전쟁이 끝날 줄 모릅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최종 휴전시한을 못 박았고 휴전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도 핵 개발을 두고 의견이 갈려 언제 다시 터질지 조마조마합니다. 두 전쟁은 K-방산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으나 글로벌 방산그룹들의 위세에 비하면 아직 부족합니다. 국내 방산주가 쉬어가는 지금도 글로벌 방산주들은 쉼 없는 상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방산’ 라인메탈 실적 잔치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최대이자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라인메탈AG(종목기호 RHM)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증권거래소에서 2.17% 오른 1880.0유로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지난 5월28일에 기록했던 최고가 기록(종가 기준) 1898유로에 바싹 다가선 것으로 이를 두 달 만에 다시 깨고 최고가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라인메탈은 지난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최고가 행진을 뒷받침했습니다. 회사가 4월28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방위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급증한 데 힘입어 전체 매출액이 46% 증가한 23억유로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도 방위사업이 96%가 급증한 덕분에 그룹 전체로도 49% 증가, 총 2억유로에 달했습니다. 이에 고공행진을 펼치던 주가는 한 단계 더 점프해 최고가 기록을 쓰게 된 것입니다. 
 
라인메탈의 주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24일 직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침공 당일 95.57유로였던 주가는 다음날 장중 50% 가까이 급등했고 200유로를 넘어서는 데 두 달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도 전황과 휴전 협상 등에 따라 상승과 횡보, 다시 상승을 반복해 1900유로를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나토(NATO) 회원국 중 독일이 가장 적극적인 데다 라인메탈이 유럽 최대 방산기업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인데요. 전쟁이 계속되는 한 라인메탈의 실적 및 주가 행진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라인메탈은 이달 하순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시장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라인메탈(Rhfinmetal AG)의 우크라이나 방위산업 정비기지에서 정비·수리하기 위해 대기 중인 보병용 전투차량과 전차.(사진=라인메탈 홈페이지)
  
드론 효능 입증…이스라엘 방산주 몸값 상승
 
라인메탈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이익을 얻고 있다면 이스라엘과 이란 등 중동국가·단체 간의 전쟁에선 이스라엘 방산업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선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엘빗시스템, 라파엘어드밴스드디펜스시스템즈를 3대 방산업체로 꼽습니다. 규모 면에선 국영기업인 IAI가 가장 큰데 비상장기업입니다. 지난해부터 발행주식의 49%를 기업공개(IPO)하는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은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3대 방산업체 중 상장한 곳은 엘빗시스템즈가 유일합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증권거래소(TASE)의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TA35지수에도 포함된 기업으로, 미국 나스닥에도 종목기호 ESLT로 동시 상장돼 있습니다. 
 
엘빗시스템즈의 주가는 당초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응전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던 2023년 10월만 해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본격적인 상승은 1년이 지난 2024년 10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공격을 위해 가자지구를 침공한 데 이어 후티 반군의 근거지 시리아,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을 차례로 공격해 전쟁이 결국 이란을 향하고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엘빗시스템즈의 주가도 확전 양상에 맞춰 오른 셈입니다. 2023년 개전 초기 200달러를 오가던 주가는 14일 454달러를 기록 중이며 상승세는 아직 꺾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실적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요. 다만 실적보다 주가가 앞서가다 보니 주가수익비율(PER)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방산업체들이 더욱 주목받는 부분은 이들이 드론과 미사일 등 각종 첨단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는 두 개의 전쟁을 통해 과거의 지상군 중심이 아닌, 미사일과 드론 등 항공무기 체계의 비중과 중요성을 새삼 목격했습니다. 상업용 드론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아직도 세계 무인기 시장의 90%는 군사용 드론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선 이스라엘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IAI의 경우 일반 항공기와 미사일, 드론 제조와 방공시스템을 만드는데요.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합니다. 지난 5월 우리 해군이 부산에서 주최한 국제전시회(MADEX)에도 참여, 대공 방어체계, 레이더, 무인잠수정 등 최첨단 해양 방위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방위비 증액 호재…종전 쉽지 않아
 
꾸준한 주가 랠리를 이어가는 방산업체는 이들 외에도 많습니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최고가를 찍고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입니다. 유럽과 이스라엘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처럼 두 전쟁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으나, 전통적인 방산 강국 미국의 기업들도 강세입니다. 제너럴 다이내믹(GD)이 신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으며 RTX(RTX)는 지난해 고점을 향해 다시 도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록히드마틴(LMT)은 이들에 비해 약한 모습입니다. 
 
전쟁의 양상 변화는 방산주 사이에도 미묘한 차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상장된 방산주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성과도 갈립니다. 
 
국내 방산주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TIGER K방산&우주는 LIG넥스원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투자 비중도 상위 3종목이 각각 20% 수준으로 적지 않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25%가량을 실은 SOL K방산의 최근 주가는 좋지 않습니다. 
 
글로벌 및 미국 방산주 ETF들은 더 많은 종목을 담고 있어 각 종목의 비중도 적은 편입니다. TIGER 미국방산 TOP10 ETF만 10종목으로 제한해 상위 세 종목 비중이 각각 18%대로 큰 편입니다. 
 
미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고, 이에 일정 수준으로 올릴 가능성이 큰 것도 라인메탈 등 유럽 방산업체들에겐 희소식입니다. 군비 증강이 곧 이들의 실적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50일 내 휴전하지 않을 경우 100%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엄포를 놨으나, 러시아는 이미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어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14일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어 미국과의 핵 협상 의사를 밝힌 점도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낳습니다. 전쟁이 계속되는 한 방산주에 대한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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