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매출 '0' 블랙마운틴, 900억 옵티코어 '인수'…부동산 베팅 '의혹'
사업 자체 불분명한데 유증 100억원 납입
약 4개월 M&A 준비…부동산 투자 의혹
2025-07-16 06:00:00 2025-07-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4일 18: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자본금 8억원에 불과한 블랙마운틴홀딩스가 시총 900억원에 달하는 코스닥 상장사 옵티코어(380540)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옵티코어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진재현 전 대표가 지분을 제3자에게 넘기면서 지분 18%를 보유한 블랙마운틴이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게다가 옵티코어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부동산 매입에 투입하는 등 상식 밖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블랙마운틴홀딩스 회사 소재지.(사진=IB토마토)

 

정체불명 블랙마운틴홀딩스, 옵티코어 최대주주 올라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옵티코어 최대주주는 진재현 외 1인에서 블랙마운틴홀딩스로 변경됐다. 진재현 전 대표는 최근 주식 973만주를 브이엘투자조합 외 4인 등에 넘기면서 2대주주였던 블랙마운틴홀딩스가 최대주주 지위로 올라섰다. 블랙마운틴홀딩스의 소유 주식수는 874만주로 지분율은 18% 수준이다. 진 전 대표는 주식을 넘긴 이후 최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블랙마운틴홀딩스는 지난 3100억원 규모 옵티코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 20%를 확보했다. 지난해말 기준 블랙마운틴홀딩스의 자산총계는 119억원, 부채총계는 116억원 규모다. 14일 블랙마운틴홀딩스가 제출한 '옵티코어 주식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마운틴홀딩스는 자산총계, 부채총계 각각 20억원, 약 11억원으로 달라졌다. 이를 고려하면 차입금 100억원을 3월 진행한 유상증자 대금 지급에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1월 옵티코어는 1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최초 배정 대상자는 에스와이비조합이었다같은해 12월 대상자는 뉴프라임 투자조합 제1로 변경됐다이후 납입일이 지난해 1227일에서 올해 124일로 변경됐다납입이 무산되고 발행대상자가 타임파트 1조합으로 재차 변경됐다올해 220일 납입이 또 무산되는 촌극이 발생한 후 발행대상자가 블랙마운틴홀딩스로 변경됐다.

  

이후 311일 블랙마운틴홀딩스는 옵티코어에 유상증자 대금 100억원을 내려줬다유상증자 과정에서 홍화정 씨가 331일 옵티코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홍 씨는 현재 블랙마운틴홀딩스 대표이사로 78일 옵티코어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4개월 정도 인수합병(M&A)를 준비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상장사를 기습 매입한 블랙마운틴홀딩스란 기업에 주목한다. 대표가 대부업 쪽 인물이라는 것 외에 딱히 알려진 게 없다.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지난해 매출액은 전무하고 당기순손실만 5억여원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회사 소재지 방문 결과, 회사 간판도 보이지 않는다. 

 

등기소에 따르면 블랙마운틴홀딩스의 영위 사업은 부동산 매매·임대 부동산 시행 부동산 개발·시공 부동산 관리·경비 부동산 분양 등 부동산 관련업이 대부분이다. 경영컨설팅업, 마케팅 대행업 등이 영위 사업으로 명시됐으나 매출이 0원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이 떨어진다.

 

옵티코어의 시가총액은 14일 종가(1780원)로 환산하면 약 861억원 규모다. 자본총계가 10억원도 안되는 블랙마운틴홀딩스가 시가총액 866억원인 옵티코어의 경영권을 장악한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진재현 전 옵티코어 대표의 지분을 넘겨받은 브이엘투자조합의 지분 취득 전말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업이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출처를 잘 파악해야 한다"며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름 생소한 투자조합을 활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전했다.  

 

<IB토마토>는 블랙마운틴홀딩스 관계자에 향후 옵티코어 운영 방안 등 취재를 요청했으나 "담당자에게 전달하겠다"고 한 후 연락이 없었다. 

 

 

 

"실적 개선 필요한데"…부동산에 자산 절반 가까이 투입

 

옵티코어는 2016년 설립된 광통신 설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233억원, 영업손실 6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적자를 기록한 상황으로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옵티코어는 지난 2일 서울시 서초구에 토지 및 건물 130억원어치를 부동산매매업 전문 회사 그린홀딩스로부터 양수했다.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산총액(304억원)의 42.8%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은 향후 재무상태 악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옵티코어는 지난 1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 54억원을 보유 중이다. 오는 8월 1일 117억원의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지난 5월 80억원 규모 4회차 CB가 납입됐긴 했지만 향후 유동성이 부족해질 우려도 크다. 

 

회사는 해당 자산이 업무환경 개선과 임대수익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실적 악화와 유동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질 수익 기반이 없는 부동산에 과도한 투자를 단행한 데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옵티코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회사 입장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은 크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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