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저축업권, M&A 시장 '꿈틀'…규제 완화 '가시화'
매각가 하락 등으로 M&A 매물 다수
규제 완화 필요성 '공감대'…"더 풀어야"
2025-07-23 06:00:00 2025-07-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1일 17: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저축업권 인수·합병(M&A) 시장이 꿈틀고 있다. 업역 확대 등 규제 완화로 대상 매물이 늘어난 데다, 경영지표 하락으로 매수자가 가격 협상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늘어나는 매물…경영악화로 매각가 하락
 
21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인수합병이 진행 중인 저축은행은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등 네 곳이다. 수년간 저축은행 업권의 M&A 소식이 들리지 않았으나, 지난해 말부터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들 저축은행 중 SBI저축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건전성 등 경영지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등 3사는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는 등 건전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7%, 라온저축은행이 22.61%, 페퍼저축은행이 14.83%다. 같은 기간 저축업권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 10.59%와 비교하면 적게는 4%p, 많게는 약 17%p 차이다.
 
이처럼 최근 저축은행 M&A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매각가 차이 때문이다. 2023년 우리금융지주가 상상인저축을 실사할 당시 매각가는 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 언급되는 매각가는 1000억원대로 크게 하락했다. 경영지표 악화로 매수자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 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라온저축은행의 인수합병 소식으로 같은 기간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았던 안국저축은행도 매물로 나왔다는 설도 들렸다.
 
이와 관련 안국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인수합병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며 "수익과 경영지표도 개선했다"라고 일축했다.
  
M&A 규제 느슨…업계"더 완화해야"
 
강력한 규제를 적용해오던 금융당국도 M&A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지속적으로 금융당국의 문을 두드린 결과다. 
 
2023년 이후 추가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은 지난 3월 저축은행중앙회와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다. 금융당국은 제고방안을 통해 구조조정 저축은행 범위를 키웠다. 부실 우려 저축은행의 경우 적기 시정 조치에 기준에 해당하는 저축은행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로 범위를 넓혔다. 특히 그레이존 편입 우려 저축은행 기준은 BIS자기자본비율 11% 이내로, 구조조정 촉진 필요 저축은행 범위도 확대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인수합병에 대해 불가능한 수준으로 강한 규제를 적용해왔다. 당시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해 당국이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사태 원인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는 대형 저축은행에 영업 인센티브가 부여되면서, 업계서는 M&A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경우도 많았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연장선인 구조조정이 지난 후 저축은행 업권 내 M&A 시장은 잠잠했다. 지난 5월 규제 완화 이전 2023년 M&A 인가기준을 완화했으나, 이에 따른 실적도 전혀 없었다.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시장에서는 느끼는 규제는 여전했다. 
 
수도권 저축은행이 타 사를 인수하면 영업 구역이 확대되는 저축은행 3개 이상은 소유·지배가 허가되지 않았다. 비수도권의 경우에도 인수·합병 후 영업 구역이 4개까지 확대되는 데 그쳤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다. 적기시정조치를 받거나, 자기자본비율이 9%에 미치지 못하는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곳은 수도권도 영업 구역을 4개까지 확대 허용한 바 있다.
 
저축은행 업권은 M&A 규제를 더욱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력 있는 대주주가 저축은행 업권에 진입할 경우, 경영능력과 자본력을 함께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건전성도 개선될 수 있다. 특히 영업구역이 좁아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혔던 지방 소재 저축은행은 규제 완화에 더 목마르다.
 
실제로 저축은행 매물이 다수 나오고 있으나 규제 완화로 인해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 인수 추진 중인 건은 상상인저축은행 뿐이다. 라온저축은행은 KBI국인산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SBI저축은행의 경우 교보생명의 품에 안긴다. 
 
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처럼 대형 인수합병이 가능해진 것도 금융당국이 저축업권의 시장안정을 목표하고 있기 때문으로 봤다. 규제 완화 효과가 아직 직접적인 성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물밑 작업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비수도권의 경우 영업 구역이 제한돼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어 M&A 규제 완화를 위해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완화된 기준으로 매물이 많아져 딜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도 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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