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세아제강, 계속되는 저평가 논란…문제는 '유통물량'
지난해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1년 넘도록 '무소식'
저평가 배경은 부족한 유통주식수…평균 50% 넘어야
주식수 확대 관건…철강업계 대미수출 관세로 자금 부담
2025-08-11 06:00:00 2025-08-1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7일 16: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제강(306200)이 가시적인 기업가치 제고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유통주식수가 원인으로 꼽힌다. 최대주주와 주요 투자자 지분을 빼면 실제 거래 가능한 주식 수는 20~30% 수준에 불과하다. 유통주식수가 부족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이 단기적으로 저평가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유통주식 확대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자사주 정책이 병행돼야 저평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세아제강)
 
 
이휘령 부회장 "자사주 정책 검토" 선언…1년째 '조용'
 
7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 이휘령 부회장 대표이사는 지난해 6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1년이 지났지만 관련 계획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언급된 배경에는 세아제강의 기업가치 저평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세아제강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1분기 기준 6.12배(연 환산수치)로 동종업계 평균 20.47배를 밑돌았다. 올 1분기 말 기준 세아제강 주가가 상승 추세였음에도 PER는 동종업계 평균 대비 낮았다. PER는 당기순이익 대비 시가총액 비율로 세아제강은 높은 수익 창출 능력에도 불구하고 주식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저평가 원인으로는 부족한 유통주식수가 꼽힌다. 유통주식수가 부족하면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해 주가 상승이 더딜 수 있다. 이에 일부 상장사는 액면분할 등을 통해 1주당 가치를 낮추고 유통주식수를 늘려 저평가 문제 해소에 나서기도 한다.
 
올 1분기 기준 세아제강 발행주식총수는 280만100주에 불과하다. 국내 대형 철강사 발행주식총수가 수천만 주 이상인 것과 대조적이다. 증자 등 자본확충이 없었기 때문에 과거 지분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졌다.
 
구체적인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계 지분율은 63.59%(180만3562주)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6.62%(18만7722주)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장기투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
 
주요 주주 지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세아제강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대상이 되는 유통주식수는 20~30%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한국거래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대주주 지분 등을 제외한 상장사 평균 유통가능주식 비율은 50~60% 정도다.
 
업계에서는 유통주식수가 부족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이뤄질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 희소성 상승으로 저평가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거래 부족 등을 이유로 저평가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의 경우 자사주 정책 극대화 조건은 유통주식수 비중 30~40%이상이다.
 
 
지배구조 개선 등 자구노력에도 '한계'
 
1년째 자사주 관련 정책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세아제강은 다른 방법으로 저평가 문제를 해소 중이다. 내부 거버넌스 개선과 신사업 확대가 대표적이다. 세아제강은 전자투표제 실시, 주주권익 침해 경영진 선임 방지를 위한 사규 제정 등 지배구조를 개선했다.
 
아울러 그룹사 세아윈드에 투자함으로써 신사업 성과도 공유한다. 세아제강은 세아윈드 상환전환우선주(RCPS) 959만3040주(지분율 36% 수준)를 보유 중이다. 세아제강지주에 이은 2대 주주로 향후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성과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윈드는 상업 생산 개시 전 이미 2조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하는 등 순항 중이다. 또한 현금배당수익률은 최근 2년간 5%이상 유지하는 등 철강 상장사 중 우수한 편에 속한다는 평가다.
 
다만,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구조적인 지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근본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소할 전망이다. 현재 낮은 유통주식수 비율을 고려했을 때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유동성을 확대하는 등 선제 조치 후 자사주 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도 유통주식수가 부족할 경우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장기적으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유통주식수를 늘린 후에 매입 및 소각이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론적으로 유통주식수가 적은 기업일수록 자사주 매입 효과가 크지만, 저평가된 기업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따른 지분 구조 변동으로 일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라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배당 분리과세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은 배당성향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주주환원 방식을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세아제강이 현시점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설 가능성은 미지수다. 철강업계가 50%에 달하는 대미 수출 관세를 부과 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아그룹 측은 <IB토마토>에 “철강 업황,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사주 정책을 지속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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