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연내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 지정을 앞두고 기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가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발행어음 시장을 선도해온 한국투자증권은 고금리 특판 상품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발행어음 '명가' 이미지를 굳히기에 나선 반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안정적 운용 전략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일 연 3.4% '퍼스트 발행어음' 특판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신용등급 AA)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18일 기준 원화 수시물은 연 2.2%, 약정식 1년물은 연 2.9%의 세전 수익을 지급합니다. 이번 특판 상품은 동일 조건의 일반 상품 대비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합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특판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기존 사업자 중 가장 적극적으로 상품을 활용해왔는데요. 2017년 증권사 최초로 단기금융업무(발행어음) 인가를 취득해 지난 상반기 기준 약 18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41만명의 투자자가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에 투자 중입니다.
이에 발행어음 신규 사업자 등장 전 막판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발행어음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이에 맞춘 판매 이벤트 등이 예상되면서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자들이 발행어음 상품 출시와 관련한 이벤트를 열면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발행어음 명가는 한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준비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신규 인가도 대기 중인 만큼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까지 발행어음 한도를 채워 영업할 방침입니다.
한국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IMA 사업자 인가에 나선 미래에셋증권은 이와 달리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말 발행어음 잔액은 8조307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한도의 약 39%만을 사용하며 보수적인 조달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부담으로 위험 관리에 방점을 두면서도 자기자본 대비 발행어음 운용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관련한 특판은 전혀 예정되어 있지 않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발행어음 한도를 가득 채워 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10월 중 금융당국이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를 지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는
삼성증권(016360),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039490) 등 5곳입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야 취급할 수 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