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혈압에 나쁜 영향을 주는 약들…'진통제부터 감초까지'
혈압 관리의 숨은 적: 일상 약물과 혈압의 상관관계
고혈압 심층 기획 시리즈 ⑥
2025-08-26 09:06:03 2025-08-26 14:02:29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내 혈압 지갑 카드’. The Heart Truth에서 제공하는 컴팩트한 정보 카드(지갑 카드)로, 혈압 측정치를 기록하고 고혈압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며, 의료 제공자에게 물어볼 질문을 찾을 수 있다. (사진=미국 국립보건원(NIH))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우리 주변에는 두통, 감기, 통증 등 가벼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약물 중 일부는 혈압을 상승시키거나 기존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및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들의 연구 결과를 비롯한 여러 연구 결과들은 우리가 무심코 복용하는 약물이 건강, 특히 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가장 흔하게 접하는 약물 중 하나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의 성분을 포함하며, 해열, 진통, 소염 작용으로 널리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약물들은 혈압 상승의 잠재적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NSAIDs는 신장 내 혈류 조절에 관여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억제합니다. 이로 인해 신장의 나트륨과 수분 배출 기능이 떨어져 체내에 과도한 수분이 쌓이게 되고, 이는 혈압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이미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고혈압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에게는 혈압 조절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심장, 폐, 혈액 연구소(NHLBI) 가이드라인 및 "The effect of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on blood pressure"(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1999)를 비롯한 여러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했습니다. 
 
일부 감기약(비충혈 제거제)
 
코 막힘과 같은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사용되는 비충혈 제거제는 슈도에페드린, 페닐에프린과 같은 성분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성분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통해 코 점막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성분들은 코에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넘어 전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과 심박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가 비충혈 제거제가 포함된 감기약을 복용할 경우,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약물 정보 및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2025년 3월27일) 등 여러 의학 연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구 피임약
 
많은 여성이 사용하는 경구 피임약에 포함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호르몬은 일부 사람에게서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피임약의 에스트로겐 성분은 혈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혈압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혈압 상승이 경미하지만, 특정 위험 인자(가족력, 비만 등)가 있는 여성에게는 고혈압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 경구피임약 사용자는 대사증후군(MetS)의 발생률이 더 높았으며, 허리 둘레, 고혈압, 고트리글리세라이드혈증이 대사증후군의 주요 구성 요소로 유의미하게 더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미국 국립심장, 폐, 혈액 연구소(NHLBI) 자료 및 “The association between oral contraceptive use and the risk of metabolic syndrome in Korean women: a national population-based study, KMJ, 2025) 등 여러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초(Glycyrrhiza)
 
한약재나 식품 첨가물로 사용되는 감초는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도한 양을 섭취할 경우 혈압을 올릴 수 있습니다. 감초의 주요 성분인 글리시리진은 체내에서 코르티솔의 분해를 억제하고, 이는 알도스테론 호르몬과 유사한 효과를 내어 나트륨과 수분 저류를 일으킵니다. 그 결과 혈액량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감초 성분이 들어 있는 차, 사탕, 일부 건강기능식품 등을 장기간 과다 섭취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미국 국립보완통합의학센터(NCCIH) 자료 및 Effects of Licorice Functional Components Intakes on Blood Pressure: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and NETWORK Toxicology(2024) 등 많은 관련 연구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약물들은 대부분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어 쉽게 접근 가능하지만, 혈압 조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혈압 환자이거나 혈압이 높을 위험이 있는 경우, 감기약, 진통제 등 일반 의약품을 구매하거나 복용하기 전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성분 확인 습관도 중요합니다. 혈압 관리가 필요한 분들은 약품 포장지의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여 비충혈 제거제나 NSAIDs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 약물들이 있으므로 이를 대안으로 복용할 수 있습니다. 진통제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약물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감초와 같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이나 약초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혈압 관리는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약물 하나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현명한 자세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