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술 안 마셔요"…내수 부진에 주류업계 '긴장'
출고 줄고, 매출 줄고, 이익도 줄어… 2분기 '트리플 침체'
2025-08-26 14:17:35 2025-08-26 17:13:05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주류업계가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고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외식·주류 수요가 동시에 줄어든 결과입니다. 여기에 가격 인상까지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주요 업체들의 실적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4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8%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도 645억원으로 5.4% 줄었죠. 국내 사업 매출만 보면 57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줄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도 같은 기간 주류 부문 매출이 1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8.2% 줄었습니다. 국내 매출만 따지면 1820억원에서 1677억원으로 7.9% 줄어, 시장 둔화가 실적에 직결됐습니다. 소주와 맥주는 물론, 와인·청주·RTD(즉석음용주류) 전 부문에서 일제히 감소세가 나타났는데요. 소주 매출은 약 30억원 줄었고, 맥주와 와인 등도 모두 뒷걸음질했습니다. 
 
국내 주류업계 2분기 실적 현황표. (그래픽= 뉴스토마토)
 
오비맥주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모회사 AB인베브의 글로벌 실적 발표에서 한국 시장 매출이 “높은 한 자릿수대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맥주 시장 역시 내수 침체의 충격을 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1371㎘로 전년 대비 2.6% 줄었습니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외식 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곧장 주류 출고량과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모두 매출의 90% 가까이를 국내에서 올립니다. 내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구조 탓에, 국내 소비 부진이 곧 실적 악화로 연결되는 취약한 체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적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가격 인상이 꼽힙니다. 오비맥주는 4월부터 ‘카스’를 비롯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고, 하이트진로도 5월 말부터 ‘테라’와 ‘켈리’ 출고가를 평균 2.7% 올렸습니다. 
 
가격 인상은 원가 부담을 반영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는데요. 그 결과 주류 소비를 줄이거나 외식 빈도를 낮추는 가구가 늘었고,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들. (사진=연합뉴스)
 
주류업계는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과 신제품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수출 비중을 늘리고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롯데칠성은 저도주·RTD 제품과 온라인 유통 강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오비맥주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수출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판촉과 가격 전략으로 수요 유지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기 대응으로는 한계가 크다고 지적합니다. 내수 부진이 구조적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가격 인상 효과도 소비 둔화 앞에서는 반감되기 때문이죠. 결국 국내 주류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춘 근본적인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출 확대나 신제품 출시만으로는 내수 부진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며 “소비 환경 변화에 맞는 제품·유통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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