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속 동결…가계대출·부동산 영향(상보)
2025-08-28 10:29:42 2025-08-28 14:34:02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에 이어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경제 성장 등 경기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만큼 금융 안정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현재 연 2.50% 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은은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1%p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지난달부터는 서울 일부 주택가격이 치솟고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 안정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경기 상황만 보면 기준금리 인하는 필요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관세 영향권에 들어서며 올 하반기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고 반도체 관세 현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경기 불확실성도 존재합니다. 이재명정부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민간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우리나라가 0%대 저성장에 그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한은은 기준금리 동결로 일단 집값 상승 기대를 꺾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재명정부의 6·27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일부 지역 집값과 가계부채가 완전한 안정권에 들어섰다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은 6·27 대책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상황입니다. 한은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지수는 111로 집계됐습니다. 이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본 소비자가 내릴 것으로 본 소비자보다 많으면 100을 웃돕니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지수는 지난 6월 120에서 109로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요. 한달 만에 지수가 다시 반등하면서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7일 기준 760조88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1조9100억원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일평균 2700억원으로 6·27 대책 후 증가세가 꺾였던 7월(1300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역대 최대인 2%p로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 차도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힙니다. 최근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해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커진 상황에도 고용과 물가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의 선제 인하는 외인 자금 이탈과 1400원대 환율을 야기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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