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동결…4%대 주담대 금리 언제까지
2025-08-28 15:27:13 2025-08-28 17:50:32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했으나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금리는 4%대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할 전망입니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한 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주담대 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나 코픽스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대출금리는 떨어지지 않아 차주 입장에서는 내야 할 이자 부담만 커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기 대출금리만 '역주행'
 
(그래픽=뉴시스)
 
2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7월 중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방식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4.05%로 전월 4.0% 대비 0.05%p 소폭 상승했습니다. 금리 하단과 상단을 보면 3.97~4.14%로 전월 3.85~4.15% 대비 금리 하단은 0.12%p 상승했고, 상단은 0.01%p 줄었습니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은행은 3.85%에서 3.97%로 0.12%p 상승했습니다. KB국민은행도 3.90%에서 4.02%로 0.12%p 올라갔습니다. 우리은행은 4.07%에서 4.11%로 0.04%p 뛰었습니다. 신한은행은 4.15%에서 4.14%로 1%p 떨어졌고, 하나은행은 4.12%에서 4.08%로 0.04%p 내려갔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도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라가는 '역주행'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 불안을 잡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여기에 주담대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그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연 2.847%로 전월 연 2.864%보다 0.017%p 내렸습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지난달 말 2.51%로 전월 2.54% 대비 0.03%p 하락했습니다. 
 
주담대 금리가 되레 올라간 이유는 은행들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이용해 대출금리를 손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우대금리인 가감조정금리는 7월 1.664%로 전월 1.72% 대비 하락했습니다. 가산금리는 3.04%로 전월 3.116%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우대금리 폭이 크게 늘어나면서 최종 대출금리가 오히려 인상됐습니다. 
 
기준금리 하락 영향은 예금금리에만 반영되고 있습니다. 예금금리는 내려가고 대출금리는 올라가면서 예대금리차는 또다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1.47%p로 집계됐습니다. 전월(1.42%p) 대비 0.05%p 오른 것으로 지난해 7월(0.43%p)에 비해 1%p 넘게 뛰었습니다. 
 
은행들은 6·27 부동산 대책 여파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절반 가량 감축해야 해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책이 발표되기 전 폭발했던 대출 수요를 공급하는 것도 쉽지 않아 신규 대출을 막은 은행도 일부 있다"며 "대출 총량 관리에 주력하다 보면 각 행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대출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니 시장금리 부분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당국 규제에 따라 적정 수준의 가계대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를 인하해 경쟁하며 대출을 유치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이 가시화되는 시기는 올해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와 함께 성장세도 주춤할 예정이라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는데요. 최근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만큼 0.25%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한국도 저성장이 길어지고 있어 경기 부양 필요성 커지고 있기 때문에 연말 전후해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통위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하 기조는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도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 성장률 1.6%를 전제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낮은 성장률을 유지하다 하반기들어 잠재 성장률에 가깝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진 낮은 성장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나 가계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 총재도 이에 대해 다수 위원들도 가계부채 증가 등을 우려하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서울 선호 지역 주택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추가 상승 기대도 여전해 아직 가계부채가 안정됐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금리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지만 유동성을 과다 공급해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했으나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금리는 4%대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할 전망이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한 것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 금리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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