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PEF 출자전쟁)①국내 사모펀드 재편기…중형 하우스가 커진다
프랙시스캐피탈, 국내 LP만으로 펀드 결성 마무리
글랜우드, 높은 수익률 강점…해외 LP 관심 한 몸에
프리미어, 대형 하우스 준비 '착착'…'1조 클럽' 진입
2025-09-08 06:00:00 2025-09-0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4일 16: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사모펀드(PEF)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각 하우스가 그동안 쌓아온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성과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국민연금 출자 여부도 시장의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외 출자자(LP)를 통한 펀드레이징 성과를 점검하고 중소형 PEF들의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중형 하우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대형 하우스로 분류되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이 2조~5조원대 펀드를 잇달아 결성한 반면, 중형 하우스들은 그동안의 성과에 따라 ‘1조 클럽’ 진입 여부가 갈리는 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엔 해외 출자자(LP) 확보와 국민연금의 최종 위탁운용사 선정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대형 하우스가 해외 LP 비중을 늘리고, 국내 출자사업이 중형·신흥 하우스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곧 출자 공고를 띄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정사업본부,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행정공제회, 총회연금재단 등 주요 국내 기관들이 하반기 출자사업을 준비 중이이거나 위탁운용사(GP)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사진=프랙시스캐피탈 홈페이지)
 
국내 LP  휩쓴 프랙시스캐피탈, 대형 하우스 발돋움 '주목'
 
주요 국내 PEF들이 해외 LP들로부터 출자 따내기에 한창이지만, 프랙시스캐피탈은 국내 LP만으로도 무리 없이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민연금을 비롯해 산업은행, 중소기업중앙회, 새마을금고,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등 주요 국내 LP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국민연금 출자 과정에서 VIG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을 제치고 최종 GP로 선정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숏리스트에는 ▲MB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프리미어파트너스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선정됐지만, 최종적으론 ▲MBK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JKL파트너스가 GP로 낙점됐다.
 
프랙시스캐피탈 투자 전략은 주로 미들 마켓의 혁신기업을 발굴해 고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비즈니스온을 950억원에 인수해 스카이레이크프라이빗에쿼티에 3800억원에 매각하며 내부수익률(IRR) 26%를 달성했고, 두산로보틱스에 투자해 IRR 186%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80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펀드 모집을 사실상 마무리 지으며 ‘1조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앞서 3호 펀드 결성액이 4905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3000억원이 증액된 규모다.
 
(사진=글랜우드PE 홈페이지)
 
글랜우드, 해외 LP 관심…'카브아웃 명가'로 입지 다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이하 글랜우드)는 올해 초부터 진행한 3호 블라인드펀드를 1조6000억원 규모로 조기 마감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계엄 사태 여파에도 불구하고 해외 기관 투자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캐나다 연기금인 CPPIB가 약 1억달러를 투자했고, 싱가포르 국영펀드 테마섹 자회사인 파빌리온캐피탈 역시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넣었다. 특히 CPPIB의 경우 자금운용 규모가 1000조원에 이르며, 국내에선 MBK파트너스 등 대형 하우스 외엔 출자 소식이 흔치 않아 업계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기존 LP들로부터 재차 자금을 유치했다.
 
글랜우드가 해외 LP들로부터 관심을 받은 이유로는 높은 수익률을 꼽을 수 있다. 1호 블라인드펀드의 경우 2018년 45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이후 IRR 29.1%의 성과를 내고 지난해 청산했다.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은 2.2배다.
 
글랜우드는 주로 대기업의 비핵심 자회사 혹은 사업부문 인수에 집중하는 카브아웃 전략을 활용했다.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 한글라스(현 LX글라스),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 CJ올리브영 등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단기간 수익성을 추구하는 경영 방식을 지양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엑시트로 성과를 냈다.
 
카브아웃 명가로 발돋움한 글랜우드는 펀드 결성 규모가 매번 2배씩 늘면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중형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힌다. 1호 블라인드펀드는 4500억원 규모, 2호 펀드는 당초 8000억원을 목표했지만 2021년 9000억원에 클로징됐고, 올해 결성한 3호는 2배에 가까이 규모를 키웠다.
 
최근에는 1조4000억원 규모의 LG화학(051910) 수처리사업부 인수를 확정하면서 카브아웃 역량을 입증했다. LG화학 수처리사업부는 LG화학 노조가 구조조정 및 근무 여건 악화를 우려해 PEF로의 매각을 반대하면서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바 있으나, 글랜우드 측이 고용 안정 보장과 신규 인력 확충을 약속하며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프리미어파트너스 홈페이지)
 
프리미어, ‘1조 클럽’ 진입…"성장지원에서 바이아웃 투자까지"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최근 6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 규모를 1조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상반기 교직원공제회, 산재보험기금 등 국내 주요 LP로부터 최종 GP로 선정된 가운데 글로벌 LP들을 대상으로도 외연을 확장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해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산업은행을 핵심출자자(앵커LP)로 확보한 이후 국민연금, 한국수출입은행, 공무원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주요 국내 LP들로부터 출자사업을 따내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특히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와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성과가 높게 평가받았다. 유경PSG자산운용과 함께 메디트에 투자해 6개월 만에 1.5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으며, SKIET의 경우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회수를 진행해 투자 원금 대비 약 2.5배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그간 벤처 투자 분야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해 스몰캡 거래 위주의 투자 전략을 짜왔다. 최근에는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단독으로 바이아웃 투자에 나서는 등 대형 하우스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밟고 있으며, 성장세도 빠르다. 블라인드 펀드 조성 규모는 2018년 3060억원(4호), 2022년 7122억원(5호)에서 올해 1조원을 넘겼다.
 
PEF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1조 클럽 진입은 단순한 자금 규모를 넘어 글로벌 LP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기준점"이라며 "규모가 작으면 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엑시트 전략에서도 제한이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중형 하우스들은 투자 전략 차별화나 성과가 좋은 트랙레코드 확보 등을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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