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한유화, 적자 탈출 신호탄…차입 리스크는 남아
올 상반기 영업손실 전년 대비 축소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수익성 방어 가능
현금성자산 넘는 단기성 부채 해결 필요
2025-08-29 06:00:00 2025-08-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7일 11: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대한유화(006650)가 3년째 연간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올 상반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반기 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일부 감소한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대한유화가 올해 연간 적자를 벗어나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한 유화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른 석유화학기업보다 다각화돼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통해 업황 악화 속에서도 수익성 방어가 어느 정도 가능한 데다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 역시 타사 대비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다만, 오랜 기간 영업손실이 이어진 탓에 그간 쌓인 차입금이 현금성자산 규모를 웃돌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대한유화 홈페이지 갈무리)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제품 다각화 효과 ‘톡톡’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유화는 올해 상반기 1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20억원) 대비 적자 폭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증권업계는 대한유화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 전환 달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대한유화가 적자폭을 줄인 데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회사는 2018년부터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신성장축으로 육성해 왔다. HDPE는 포장재와 대형 파이프, PP는 자동차 범퍼와 건축자재 등에서 쓰이는 합성수지로, 중국발 공급 과잉에 상대적으로 덜 휘둘리는 품목이다. 특히 전기차 확산과 친환경 소재 수요 증가는 두 제품의 시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에서도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대한유화는 최근 10년간 매출의 0.21%를 R&D 비용으로 지출했는데, 이는 여천NCC(0.09%)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대한유화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101억원으로 보고 있다. 예상대로 올해 흑자 전환할 경우 대한유화는 2146억원 영업손실을 낸 2022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현재 증권가에서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여천NCC 등 국내 10개사 가운데 흑자를 예상하는 곳은 대한유화가 유일하다.
 
 
NCC 가동률 ‘독주’…업황 반등 기대감도
 
대한유화는 NCC 설비 가동률에서도 경쟁사 대비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유화의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95%로, 여천NCC나 SK지오센트릭 등 주요 업체들이 70%대 가동률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HDPE, PP 등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NCC 운영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대한유화가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반등의 수혜를 가장 먼저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정부가 20년 이상 된 석유화학 설비를 대상으로 과잉생산 축소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 과잉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역시 정부가 에틸렌 생산량을 최대 25%(연 370만톤) 줄이기로 하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한유화는 상대적으로 높은 NCC 가동률과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업황 회복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순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영업이익 반등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단기성부채 상환 부담은 대한유화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단기성부채는 차입금 1376억원, 기타금융부채 146억원, 기타유동부채 366억원을 합쳐 1888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반면 이를 상환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930억원, 단기금융상품 250억원, 기타유동자산 389억원을 합쳐도 1569억원에 불과해 단기성부채 규모 대비 약 300억원 가량 모자라다.
 
<IB토마토>는 대한유화 측에 차입금 증가 이유와 상환 계획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회사 측으로부터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대한유화는 국내 NCC 업체들과 달리 일찍부터 제품 다변화에 나섰다. 2008년 정유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설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배터리 분리막용 HDPE 시장에도 진출해 세계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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