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걸 중국삼성 사장 “친중, 반중도 아닌 ‘지중’해야”
“공급망·현지 맞춤·정보 수립 3박자 필요”
2025-09-10 11:23:49 2025-09-10 14:27:3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양걸 중국삼성 사장이 그동안 국내에서 중국 기술을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며 중국의 기술을 제대로 아는 ‘지중’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특히 “대중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경제를 활성화시켰다”며 대중국 대응 전략으로 ‘IN CHINA(공급망 관리), FOR CHINA(현지 맞춤 전략), INFOR CHINA(객관적 정보 수립)’를 제시했습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현장에서 본 중국 산업의 발전과 대중국 대응 전략 제언’ 정책 세미나에서 양걸 중국삼성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10일 국회에서는 한중의원연맹 주관으로 ‘현장에서 본 중국 산업의 발전과 대중국 대응 전략 제언’ 정책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양 사장은 이날 발표자로 세미나에 참석해 중국의 과학기술·산업 굴기를 짚었습니다. 양 사장은 “글로벌 교역에서 중국과 미국의 차이는 벌어지고 있다”면서 “지금의 격차가 나타난 가장 큰 배경은 과학기술과 과학 산업의 발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관·산·학이 삼각편대를 이뤄 첨단산업을 급성장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 추진과 대학의 인재 양성, 대형 빅테크 회사의 투자가 삼박자를 이룬다는 겁니다. 
 
일례로 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핵심 전략 분야로 지정하고, 메모리 반도체 자립화를 추진 중입니다. 이에 900억불 규모의 반도체 대기금을 조성하고 지분 투자와 법인세 면세·감세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는 기존 설비를 활용해 올해 말 14나노미터(nm) D램 양산을 추진 중입니다. 내년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양산을 목표로 내거는 등 기술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중국 칭화대, 베이징대 등 주요 대학들은 소수 정예 전문 과정을 운영해 천재급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으며, AI학과가 2019년 35개 대학에서 지난해 538개 대학으로 확대하는 등 인재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양 사장은 중국 내부의 공급망을 활용하는 ‘IN CHINA’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양 사장은 “중국 안에서 상품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제조, 마케팅, 영업, 서비스까지 총괄할 수 있는 SCM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BYD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중국에서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중국의 제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FOR CHINA’의 경우,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닌 중국 시장만을 타겟으로 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양 사장은 설명했습니다. 양 사장은 “BMW 5시리즈의 글로벌스탠다드 길이는 4.9m인데, 중국 소비자 선호에 맞춘 롱바디모델은 15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을 제대로 인식하는 ‘INFOR CHINA’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 사장은 “중국의 현실을 우리의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정보로 중국 시장을 인지해야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 반도체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우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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