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국은 누보톤의 글로벌 3대 전략적 시장 중 한 곳입니다. 누보톤의 전체 성장 추이를 봤을 때 다른 지역보다 (한국의) 성장 속도가 훨씬 앞서가고 있습니다.”
월터 쳉 누보톤테크놀로지 부사장은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누보톤코리아 사옥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은 단순 규모뿐만 아니라 AI, 에너지 효율 솔루션과 같은 신기술의 도입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기까지 가장 빠른 기술 혁신을 이룬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이 ‘혁신 허브’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겁니다.
월터 쳉 누보톤테크놀로지 부사장이 10월30일 서울 삼성동 누보톤코리아 사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누보톤코리아)
2008년 설립된 대만 시스템 반도체 회사 누보톤은 글로벌 MCU 시장에서 10위 안에 드는 기업입니다. MCU는 가전이나 자동차 등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소형 칩으로,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합니다. 지난 2020년에는 일본 파나소닉 반도체 사업부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제품군을 확장했으며, 같은해 누보톤코리아를 설립해 한국 시장 세일즈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쳉 부사장은 이날 단순 칩 공급부터 개발 툴킷 등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 가전·오토모티브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효자 상품은 AI MCU와 전장 부품입니다. 특히 AI MCU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이 가능해 고효율·저전력이라는 강점을 키웠습니다. 누보톤은 지난 9월 전작 대비 연산 능력을 100배 높인 AI MCU 신제품 ‘누마이크로 M55M1’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누보톤은 한국 시장에서 AI MCU 세일즈를 확대해 스마트 홈, 차량, 의료·헬스케어, 보안 사업 분야를 공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례로 가전제품이 음성을 더 정확하게 인식해 작업을 수행하거나 운전자의 행동을 분석해 졸음 운전을 예방하게 만드는 식입니다.
월터 쳉 누보톤테크놀로지 부사장이 10월30일 서울 삼성동 누보톤코리아 사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누보톤코리아).
누보톤은 현재 주요 한국 제조업체들과 AI MCU, 엣지 인텔리전스 솔루션에 대한 개념 증명(PoC) 및 초기 평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협력은 초기 단계이나 AI 음성 제어, 에너지 효율 최적화, 안전 필수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쳉 부사장은 “향후 AI MCU가 양산 단계에 진입했을 때, 지금의 협력이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드웨어 아키텍처 측면에서 AI MCU 발전 트렌드의 선두를 차지한 누부톤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쳉 부사장은 향후 과제로 △생태계 확장 및 사용 편의성 △수직 영역에서 심층 협력 및 제품 표준 선도 △AI MCU 정보 보안 및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꼽았습니다. 스위스 ST마이크로, 일본 르네사스 등 경쟁사들도 AI MCU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낮은 진입장벽의 개발 생태계를 조성해 최적화된 디자인을 제공하고, 공급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클라우드 학습부터 배포까지 ‘엔드 투 엔드’ 개발 경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 산업군별 표준화된 솔루션을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단순 칩 공급 업체에서 ‘시스템 솔루션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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