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미국 구금 사태로 마련된 전세기 운항이 갑작스레 무산됐습니다. 엿새 만에 풀려난 한국인 300여명 조기 귀국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건데요. 정부와 미국이 출국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최종 협상까지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우리 국민 300여명을 태울 대한항공 B747-8i 전세기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체포·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 30분) 전후 현지에서 출발해 한국시간 11일 오후 6시2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외교부, 전날까지 귀국 자신하더니
외교부는 10일 미 조지아주에 구금된 한국인 전세기 출발 일정과 관련해 "10일(현지시간) 출발이 미국 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가급적 조속한 출발을 위해 미 측과 협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일 급히 미국으로 급파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을 가졌습니다. 이후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은 구금 엿새 만인 9일 석방됐는데요. 애초 10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30분)에 자진 출국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었습니다. 앞서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도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출국 일자를 10일로 예상해도 무방하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현지시간 10일 우리 전세기가 미국에서 출발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뉴시스)
한국 "자진 귀국"…미국 "강제 추방"
이번 사태로 한·미 간 협상이 마지막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 정부 측은 자진 귀국을, 미국 측은 강제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가에선 양국이 출국 방식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을 것으로 해석합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번 구금 사태에 대해 "그들(한국인)은 추방될 것"이라며 "소수는 최종 퇴거 명령 시한을 넘겨 범죄 활동을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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